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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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직물수출업체들을 대상으로 전시회 참가 목적을 묻는다면? 답은 두말할 것 없이 자사 제품을 팔기 위함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전시회 참가 업체 면면을 봐도 오너가 직접 주도해 서 나가는 업체들이 대부분일 만큼 신규 바이어 개척을 위한 장으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 업체들이 전시회에 적극 참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에 개최됐던 프리뷰인 서울에 참가한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평소 친분이 있던 홍 콩 바이어를 만났는데 전시장에서 샘플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보다 힘들다고 하소연하더군 요.”자신이 마치 아이템을 카피하기 위해 샘플을 얻으려는 사람으로 취급당했다며 상당히 언짢은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 바이어는 홍콩에서도 이름이 잘 알려진 바이어라는 뒷 얘기다. 프리뷰인 서울에 참가한 업체들은 전시회장에서 샘플지급은 할 수 없고 전시회 끝나고 보내 준다며 바이어들을 설득했다지만 이 또한 전시회 특히 국내 전시회의 참가목적을 망각한 행 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각 업체별로 샘플발송 비용, 전화비 등이 차지하는 금액은 상당한 것 으로 알려졌다. 전시회 참가는 이와같은 부대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자사 에 대한 홍보와 바이어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도 큰 장점중에 하나다. 그러나 전시회장에서 카피가 우려돼 샘플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 다는 말과 같다. 프리뷰인 서울에 대한 평가는 분분하지만 참가 업체들은 1회 때 비해서 상당한 발전을 보였 고 일부 문제점만 시정된다면 국제 전시회로서 그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양질의 바이어들이 상당수 관람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해외 일류 전시회와 비교했을 때 인지도면이나 각종 여건면에서 부족한게 사 실이다. 아직은 바이어들의 옥석을 가려 참관을 제한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물론 카피문제는 피땀흘려 개발한 업체들에게는 상당히 민감한 부분임에 틀림없다. 어느 전 시회든 카피를 목적으로 샘플을 받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지만 요즘같이 유행 사이클이 짧은 상황에서 카피에 따른 피해는 예년보다는 작아졌을 거란 생각도 든다. 국내 업체들이 프리미에르비죵과 같은 유명전시회가 있을 때 사원들을 파견시켜 어떻게든 샘플이라도 얻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오죽했으면 전시회가 끝난 후 파 리세관에 옷보따리를 잔뜩 들고 있는 국내 수출업체 관계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말이 있을까. 우리회사 아니면 생산할 수 없는 차별화된 아이템을 개발하는 것 보다 선진국 제품 을 카피해 더욱 저렴하게 생산하는데 익숙해진 나머지 괜히 우리 스스로 찔려 카피문제에 민감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백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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