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드를 읽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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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적 가치관
제임스 딘, 말론 브란도,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즈, 카펜터즈, 마를린먼로, 오드리 햅번, 소피아 로렌은 스크린과 텔레비전, 그리고 MP3를 통해 지금도 대중들과 숨쉬고 있는 스타들의 이름이다. 한세기를 풍미하고 떠난 그들의 삶 자체는 인류의 꿈과 희망을 그대로 투시해 주는 이시대 대중문화의 상징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패션적인 관점에서의 복고는 앞머리를 곱슬곱슬 이마위로 흘러 내렸던 헐리우드 무성영화의 우상 릴리언 기쉬부터 시작해, 전쟁의 우울함이 사회를 지배했던 50년대의 터브가이 룩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펄럭이는 소매, 눈부시게 반짝이는 새하얀옷, 그리고 검은 색안경의 섹시한 몸짓으로 전세계를 주름잡던 엘비스 프레슬리와 검은 브레이저에 짧은 가죽치마 차림으로 마돈나가 무대위에 등장했을 때, 수많은 젊은이들은 눈앞에서 흔들리는 성 해방의 우상을 목격했다. 그후 섹시라는 단어는 모든 금기의 울타리와 귀족들의 밀실에서 뛰쳐나와 거리에서 혹은 대중들 사이에서 소비되기 시작했다. 19세기적 정신 숭배를 몰아낸, 20세기의 신화는 ‘섹시’라는 단어로 포장되어 기존의 모든 가치관을 압도해 가며 자리를 잡아버린 것이다. 예를들어, 마를린 먼로의 출현은 미국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대중 문화의 역사의 잣대를 가름하는 분기점이다. 금발의 육체파 미인은 먼로전이나 후에도 많았지만, 그처럼 한 시대를 대표하는 성상이 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그녀는 지금까지 불멸의 생명력으로 살아있다. 소녀와 창부가 섞인 이미지…꿈꾸듯 초점이 아득한 시선…히프를 흔들며 걷는 육감적인 걸음걸이…어눌한 말투의 백치미. 작가 노만 메일리의 말대로 먼로야 말로 ‘어른을 위한 동화속의 주인공’이였으며, 20세기 대중 문화를 상징하는 이미지 그자체였다고 할 수 있다. 원점 회귀가 상징하는 의미 그런 의미에서 요즘 첨단패션 쇼의 테마는 좋았던 시절에의 회귀이다. 외국에서는 마리 앙토와넷의 폴로제이즈 수트와 콜셋 드레스 등이 패션쇼에 등장하는가 하면, 고통받던 시절에의 강인한 사람들의 모습이 밀리터리 룩으로 재현되기도 한다. 갖가지 시도로 이전의 사교계와 연예가를 풍미하던 스타의 이미지도 타임 캡슐속에서 깨어나 21세기와 랑데뷰 하는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모노톤의 묵화 멀티 컬러의 트로피컬 플라워 프린트, 자수등의 핸드메이드적 기법이 동원되는 패션 아이템들은 지금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사람들에게 포근한 옛날의 향수 같은 여정을 표현해주는 화려한 로맨티시즘의 대표적인 표현방법. 옛날 그대로가 오히려 신선하다는 이런 원점 회귀적 기분은 만드는 사람과 입는 사람 쌍방간에 ‘일단 휴식’을 선언하는 무드의 확산이라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트랜드적 요소를 두고, 과거를 잊고 모든 것을‘0 ’에서 다시 출발하려는 하나의 움직임이자, 각오라고 풀이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이런 컬렉션을 볼때마다 “바로 지금일뿐, 다시 시절은 없다(卽是現今 更無時節)”이라고 말한 옛성인의 고사를 떠올리게 된다. SFAA 컬렉션 속에서도 “과거는 강물처럼 지나가 버렸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읽었다면 너무 과장일까. /유수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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