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미학의 변화가 상징하는 것
남성 미학의 변화가 상징하는 것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한 남성의 표상‘친구’ 기억에 생생한 동시대적 과거의 회상… 가난하고 힘든 시절의 청춘… 함께 있었기에 행복했던 사람들… 이것은 요즘 사람들의 노스탈지아적 가치이자, 이시대 최대의 히트작으로 기록되고 있는 영화 ‘친구’가 이루고 있는 가장 중요한 서정적 배경이다. 비록 삼류인생인 깡패들의 이야기이지만, 남성들의 권위가 하락되어가고 있는 이시점에서 건달들의 무조건적인 남성 집단 무의식이 ‘사나이들의 의리’라는 차원에서 미화된 이 영화가 주는 사회적 메시지는 상상 이상으로 큰 듯 하다. 특히 과거 부산의 거리들과 강렬한 사투리, 사나이의 의리가 이야기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만큼, 남성적 매력이 넘치는 영화이기도 하다. 물론, 이런 갱스터 영화의 유행과 강한 남성에 대한 동경의식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60~70년대의 신성일과 80년대 이덕화, 그리고 90년대 TV드라마계의 직하형 지진이라고 까지 표현되었던 드라마 ‘모래 시계’에서의 이정재· 최민수 신드롬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마다 수없이 강한 남성들이 등장했으며, 그때마다 3버튼 싱글양복형을 중심으로 정장수트들이 잠시동안 붐을 타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 평론가들의 말을 빌리자면, 지난 한 세기 남성성의 신화라는 과거의 틀을 깨고 남녀가 같이 살아가는 세상으로 발돋움하려는 새천년의 출발점에서 유독 한국 영화만이 남성성 과잉의 영화들로 위세를 떨치는 이런 분위기는 아주 별스러운 흐름으로 기록되고 있다. 패션의 주류는 여성적인 남성 실지로 요즘 남자들은 잘 운다. 영화는 물론이고, 실연을 당했을 때, 스포츠 시합이 끝났을 때, 남자는 결코 어떤 상황에서도 눈물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는 기존의 상식이 무너지고 이제 눈물을 보일 수 있는 남성들이 오히려 솔직한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만큼 이런 현상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남성 패션도 건강한 몸매와 강제로(?) 태운듯한 검은 피부에 밀착 T와 스패츠등으로 마치 로마 병정을 연상시키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헤어 염색에 코팅, 과감한 액서사리 사용등으로 언뜻 봐서는 여성인지 남성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는 소프트하고 중성적인 美를 만끽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발견한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 이들 구미에 맞는 전용 화장품, 액서사리, 패션, 그리고 가벼운 소모성 잡지 등에 이르기까지 일거에 새로운 비즈니스가 탄생하고 있는 모습도 보이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들 패션의 기본이란 이제까지의 남성적인 유니섹스 모드가 아니라, 다분히 여성화된 스타일로, 이를 선호하는 남성들의 미의식은 의복과 잡화등을 통해 상당히 여성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 이런 남성의 여성화 현상은 런던 스트리트에서 발생된 것으로 8년전 파리 컬렉션에 장폴 골티에가 ‘치마입은 남자’를 테마로 선보인 이래 세계의 뮤지시언들이 일제히 대중에 어필하면서 확대되고 있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어메리컨 캐주얼, 그런지 스포츠 밀리터리, 아이비등, 최근의 패션의 흐름속에서 레이스를 비롯한 시스루 소재, 액서사리, 배꼽T 등 다분히 여성적인 아이템도 남성들이 태연히 입어내어, ‘여성들은 남성을 흉내내도, 남성들은 결코 여성을 흉내내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정설마저 보란 듯이 무너뜨려 가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보다 소재가 더 중요 그런의미에서 앞으로는 실제 그림자와 컬러의 차이로 구분되는 남녀의 디자인 영역대신, 실루엣으로 차별화 할 수 있는 소재의 활용과 그 중요성이 상당히 커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앞으로는 남성적인, 혹은 여성적이라는 아이템보다 착용감에 관한 미묘한 커팅과 소재의 감촉으로 차별화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가볍고 소프트하다는 터치와 느낌에 대한 연구가 늘어날 것이며, 이역시 새로운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최근의 남자들은 아이템의 선택의 폭에 대한 고정관념없이 본인의 맘에 들기만하면, 어떤 스타일이나, 어떤 형태도 구애받지 않고 입어낼 수 있을만큼 과감해져 있으므로, 드레이프성이나 벌키성등의 디자인이나, 프로세스가 더욱 크게 좌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패션도 삶의 방향을 제시해야 아무튼, 인간관계의 역전 내지는 혼란이 두드러지는 이 시대에, ‘친구’라는 인간성에 호소하는 영화가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삶의 향방을 새삼스럽게 찾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적 갈등을 반증해 주는 하나의 현상이다. 그런의미에서 일상생활을 작은 드라마와 같이 꿈의 착각처럼 연출하는데 뛰어난 감각을 갖고 있는 미국인들의 마케팅전략을 떠올리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 ㈜한국섬유신문
  • 창간 : 1981-7-22 (주간)
  • 제호 : 한국섬유신문 /한국섬유신문i
  • 등록번호 : 서울 아03997
  • 등록일 : 2016-11-20
  • 발행일 : 2016-11-20
  •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다산로 234 (밀스튜디오빌딩 4층)
  • 대표전화 : 02-326-3600
  • 팩스 : 02-326-2270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종석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김선희 02-0326-3600 [email protected]
  • 한국섬유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한국섬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