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줬던 주식 왜 다시 내놓으라는 건가?’
소위 잘 나가는 디자이너들이 꺾이는 시점에는 기업과의 불화가 있었다.
동상이몽으로 시작한 디자이너와 기업의 결합은 짧은 시일내 그 결실을 보지 못하고 끝나기가 일쑤였다.
브랜드의 대도약이 운운되며 유명 디자이너를 영입한 일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D사는 6개월도 되지 않아 브랜드 이름이 타인에 거론되는 것 조차 꺼려할 정도로 조심스럽게 실패를 인정해야만 했다.
모 디자이너는 유망하던 자신의 브랜드와 함께 높은 몸값으로 기업과 결합했지만 결국은 몇억이라는 빚을 떠 안고 홀로서기해야하기도 했다.
A브랜드의 주축 런칭 멤버였던 디자이너 B씨는 경영진과의 불협화음으로 독립, 패션사를 설립하고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분야의 브랜드를 런칭시켰다.
얼마전 A브랜드사측에서는 B씨가 가지고 있던 15%의 주식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고 한다.
B씨에 따르면 자기 사업처럼 시작한 A브랜드 였기에 적은 급여에도 불만을 갖지 않고 일했고 자신의 지적 소유의 노하우를 인정했기에 회사측이 지분을 준 것이라며 어이없어 한다.
기업에서야 어떤 구실이라도 찾아내 손실을 주장하겠지만 거대한 조직과 맞서는 디자이너 한 사람의 존재감은 너무도 작게 느껴진다고.
지난해 B브랜드와 결별한 디자이너 C씨도 브랜드가 안정될 때까지 50%의 임금만을 받으면서도 견뎠으나 매출부진으로 결국은 그대로 물러났다.
노동청에 고발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나 이 바닥에서 일해야 하는 입장서 이미지 관리상 그럴수는 없어 손해를 보는 수 밖에 없다며 한숨 쉬었다.
결국은 해결을 봤지만 그간의 마음고생은 돈으로는 환산하기 어렵다고.
관련업계는 디자이너를 아끼는 기업의 마음과 연봉 운운하기 전에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는 디자이너들의 노력이 함께 할때 패션은 진일보한다고 말한다.
/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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