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컬렉션 위크, 문화·경제계 ‘훈풍’정부차원에서의 통합… 힘의 구도 실감디자이너들의 자발
1970년 후반. 프랑스는 자국의 전통 공예산업진흥책을 내놓았다.
프랑스의 전통적인 수공업 실내공업예술과 오뜨꾸뛰르를 포함해 많은 패션관련산업에 대한 제반정책을 포함했던 이 진흥책에 대해 사람들은 처음 오일쇼크이후 심각한 경제불황속에서 실업문제와 전통산업분야에 종사하는 중소기업, 영세기업의 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궁여지책의 하나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것은 제 2차대전후 고도성장하에 오로지 효율을 추구하기 위해 양의 확대에 치중했던 지금까지의 산업구도에서 벗어나 인간성과 환경, 그리고 질을 향상해야 한다는 커다란 경제적 패러다임의 일대변화를 가져왔다.
이의 구체적인 비젼은 엉뚱하게 81년 등장한 좌익연합의 미테랑 정권에 의해서 실현되었으며, 그들은 패션의 첨단산업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디자이너들의 오뜨꾸뛰르 컬렉션에도 미테랑 정권의 각료 부인들이 자주 모습을 보이게 되자, ‘노동자의 대표인 사회당 부인들이 오뜨꾸뛰르의 고객이 되었다’는 사회적인 비난도 있었지만, 이것은 오히려 패션 비지니스의 대한 프랑스 정부의 열의를 나타내는데 상당한 효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런 정부의 적극적인 후원에 힘입어 80년대 중반에는 파리 패션계가 일시적인 위기의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발전으로 비약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의미에서 침체에 빠져있는 우리네 패션업계에도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SFAA (서울 패션아티스트 협의회, 회장 박윤수)와 한국패션협회의 서울 컬렉션이 기간을 통합 제정하는데 완전 합의했다는 뉴스가 바로 그것이다.
해외바이어 초청, 전시회 병행개최, 서울 패션쇼장 건립, 지원금과 부족 예산지원방안등등의 갖가지 정책의 전제하에, “불가능할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평이 나올만큼, 패션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KFDA(대한복식디자이너 협의회, 회장 문영자)와 NWS (뉴웨이브 인 서울, 회장 안혜영)의 호의적이고 적극적인 참여 협조도 그렇지만, 이럴 때 10여년동안 정기적이고 독자적인 컬렉션 문화를 지탱해 온 SFAA의 결단은 평가받을만하다.
90년대 초. 처음 12명의 디자이너부터 시작해 폐쇄적이고 고립적인 영광의 자리에서 온갖 풍상을 겪어왔지만, 그들에 의해서 디자이너 컬렉션의 역사가 유지되어 왔다는 것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는 모두에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디자이너들에게는 소비자들의 패션을 리더하는 독재자로서가 아니라, 각각의 사회현상을 믹스하고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크리에이터로서 또한, 우리의 미의식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단결된 힘으로서의 새로운 역할을 부가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이번 서울컬렉션 위크 통합은 디자이너 쇼를 단기간적으로 집중시켜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정례화시켜 혼선을 막자는 것이 우선 목적이겠지만, 보다 의미있는 것은 “디자이너를 키워야 명품이 생긴다”고 결정한 정부의 의지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 미래산업으로서 패션의 가치를 보다 체계화되고 강력한 파워로 응집시킬 수 있는 힘의 구도를 실감하는 요즘. 패션의 산업화, 대중화 국제화라는 그어렵고 고단한 길에 앞장선 선구자들의 발걸음에 패션인의 하나로서 심심한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유수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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