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내수시장은 지난 5년 중 가장 최악의 상황이라는 것이 패션업계 및 일반내수사업을 하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판단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의 하나인 무디스는 최근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이 여전히 긍정적이며 북핵 문제가 국가신용등급 전망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지난해 무역수지는 1.628억달러로 2001년 1.504억 달러 보다 8.2%증가하여 수출경기도 좋은 상황인데 내수경기 불황의 원인은 무엇 때문인가.
뉴욕타임즈가 지난해 크게 감소한 외국인투자의 회복이 盧당선자 취임후 한국경제의 우선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 것처럼 외국인투자 감소가 내수경기악화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연준리 베이지북은 작년말 미국 경제가 계속 부진했으며 특히 소비지출이 약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12월 산업생산 감소와 1월 소비심리 하락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침체상태이거나‘이중침체’에 빠져있다는 견해. 우리나라가 대미 수출감소의 불안을 안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우리내수시장침체에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럼 우리 내부경제 지표를 보자. 지난해 1/4분기와 2/4분기 소비증가율은 8.0%와 7.3%증가했으며 3/4분기는 정부의 소비둔화정책으로 5.6%에 그쳤지만 대체적으로 소비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4/4분기부터 소비여건이 부정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부터 내구재에 대한 특별소비세가 다시 부과되고 그동안 저금리로 증가하던 가계대출은 정부의 강력한 억제정책에 따라 지난 해 11월을 기점으로 둔화되기 시작했다.
소비둔화의 가능성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소비자의 심리 속에 반영되어 왔다. 6개월 후의 경기·생활형편·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가 지난해 6월에 110.6을 기록한 정점으로 그 후 계속 하락해 11월에는 연중 최저 수준인 93.4까지 떨어졌다.
또한 6개월 전과 비교하여 현재의 경기·생활형편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 역시 지난해 11월에는 86.8 까지 떨어져 지난 2001년 9.11테러사태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16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기업 및 중견기업들은 지난 하반기부터 신규투자를 중단하고 금년 2월 25일에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한 후 새로운 정부의 정책방향에 따라 투자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이들은 신규투자자금을 풀지 않아 내수경기의 위축의 주범역할을 자청했다.
이같은 신규투자금지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곳은 식당 및 유흥업소이며 다음은 대형유통업체가 타격을 입었다. 따라서 작년 12월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 월 대비 17.3%(11월 : △2.9%) 감소, 할인점 매출은 8.4%(11월 : 2.4%) 감소했으며 백화점 매출은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할인점도 11개월만에 매출감소를 나타냈다.
백화점의 경우 지난 2000년 11월 이후 최저 신장률을 기록했으며 할인점도 2002년 1월(△10.5%)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백화점과 할인점 모두 거의 전 품목의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특히 의류부분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는데 백화점의 경우 의류매출이 지난해 대비 25%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을 놓고 볼 때 패션업체들은 의류를 생산할 때 경기지표를 확인하면서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난해 얼마를 팔았으니 금년은 몇 % 생산을 증가시킨다는 무조건적인 생산보다 현재의 경기·생활형편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 및 소비자기대지수를 참고하여 생산물량을 조절하는 거시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특히 대통령선거를 앞둔 해에는 대기업들의 신규투자의 진행여부 등을 면밀히 조사하여 생산물량을 결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 패션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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