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시대적 감각 갖춘 연부역강한 뉴 리더 부상직수협 회장 학구파 동성교역 민은기 사장 선출
합섬직물을 중심으로 한 직물수출업계 리더가 젊어지고 있다.
21세기 정보통신화 시대가 본격 개막되면서 직물수출업계도 시대적 감각과 글로벌 센스를 갖춘 연부역강한 뉴리더가 부상하고 있다.
국내 섬유업계 최대 수출조합인 한국섬유직물수출입조합의 이사장은 동국, 갑을 등 우리나라 직물수출 뿌리를 내린 역사의 대형업체 백 영기 사장, 박 창호 사장 등이 창립이후 줄곧 자리를 지켜왔다.
이후 승우무역 강 태승 사장으로 대변되는 중견 창업세대에서 2세대로 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조합은 승우무역의 불의의 부도에 따라 이사장 개선이 불가피해지고 있는데, 성안의 2세대 박 상태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박 사장은 현재 조합의 선임 부이사장인데다 성안을 합섬직물 단일품목 세계 최대의 수출기업으로 성장시킨 경영능력을 폭넓게 인정받고 있어 젊은 새 수장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97년 성안의 사장에 오른 박 사장은 창업주 박 용관 회장의 우직하리만큼 섬유에 대한 고집과 뚝심을 이어받아 국제적 흐름에 따른 자신의 색깔을 입혀왔다.
특히 인재를 중시하는 경영스타일에 따른 막강한 맨 파워와 무한 서비스에 의해 축적된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130여국에 거미줄과 같은 마케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합섬직물업계 지도자의 세대교체는 지난 달 화섬직물수출협의회(직수협)총회에서 강 태승 회장의 사의에 따라 새 회장에 동성교역과 자매회사 성광의 민 은기 사장이 선출됨으로써 예견됐다.
동성교역의 2세대 민 사장은 섬유업계서 보기 드문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국제경영학 박사로 시대적 감각이 뛰어난 학구파 경영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민 사장 역시 인화를 경영철학으로 삼고, 사람관리를 최우선시하고 있으며, 세계시장 흐름을 읽는 혜안이 남달라 본격적인 아웃소싱 시대에 대응하여 인테넷을 통한 직물수출을 선도하고 있다.
한편 지난 79년에 창업한 승우는 최근 들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나 한때 계열공장 9개를 거느리고 수출 1억 달러를 달성, 합섬직물업계의 신화를 창조한 기업이라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창업자인 강 사장은 특유의 카리스마와 봉사정신으로 업계 발전에 많은 역할과 기여를 한 지도자로 평가받아 오고 있다.
특히 90년 국내 합섬직물 중견 수출업체를 규합하여 직수협을 창설, 회장을 맡아 10여 년간 이끌어 왔다.
직수협은 한국산 제품의 품질 등 경쟁력 우위를 바탕으로 수출단가 인하, 언 페이드 등을 일삼는 악덕 바이어들과 이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거래 중단을 선언하는 등 초강경으로 대응, ‘제값 받기’ 등 자율적으로 수출 질서를 확립하는데 크게 이바지했다.
그러나 직수협의 이 같은 전향적 자세는 업계가 중국의 상상을 초월하는 성장 등 세계시장 변화를 그릇 판단하는 빌미가 됐다.
‘나도 나도식’의 과잉생산으로 중국의 추격과 세계 경기의 침체에 속수무책, 직수협 회원사를 포함한 많은 직물업계가 도산하는 역기능을 낳기도 했다.
승우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겠지만, 최근 몇 년간 합섬직물 시황이 크게 침체된 가운데 주 시장 중동시장 마저 미국·이라크 전쟁 임박 등으로 냉각됨에 따라 오더가 격감, 전철을 밟는 비운을 맞았다.
승우의 좌초는 설상가상으로 시설투자 부담 속에 금융권의 여신회수는 강화되었으며, 외형의 대폭적인 축소에 따른 자금의 유동성 확보에 차질을 빚은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 돼, 두어해 전부터 나돌기 시작한 부도설이 현실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승우는 이제 전설의 기업으로 합섬직물 수출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진 채, 강 태승 사장도 동국, 갑을에 이어 무대 전면에서 사라지고 있다.
/이원오 기자 [email protected]
/강지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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