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사가 요동에 바이어상담 곤혹
공급과잉에 시달리는 폴리에스테르(PET) 시장에 가격인하 경쟁이 격화되면서 화섬업계는 물론 직물업계까지 곤혹을 치르고 있다.
특히 화섬사 가격인하는 불경기로 일부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저가공세를 펼치면서 폴리에스테르 원사 가격이 폭락, 화섬업계의 채산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특히 연초에 비수기에 원사가격이 인하되고 3월부터 가격이 상승, 연초대비 10%이상 원사가격이 오르는 것이 지금까지 일반적 현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사이클이 무너지고 있는 것. 지난 3월부터 원사수요의 성수기가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직물수출오더가 급감하면서 원사의 수요가 비수기도와 마찬가지인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원인은 1월의 비수기와 3월의 이라크전쟁, 그리고 이어지는 중국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침체되고 수요가 급감하자 세계적인 불황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자 일부 화섬업계 워크아웃 기업의 과도한 가격인하가 업계 전반에 확산되면서 폴리에스테르 원사 판매가격이 연초 파운드당 65센트에서 6월 현재 45센트로 폭락했다.
그러나 문제는 지난 3월, 4월에는 화섬사들이 원사가격을 인상했을 때 비싼가격으로 원사를 구매한 직물업체들이 곤경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3월 4월에 인상된 원사가격은 비수기 전까지는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지금까지의 관행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장상황이 너무 악화되자 화섬업체들이 성수기인 6월에도 가격인하 경쟁을 벌이자 직물업체들은 바이어로부터가 직물가격을 인하하라는 압력 받고 있어 진퇴양난에 빠져있는 꼴이 됐다.
또한 화섬사들도 고민은 쌓여만 간다. 화섬 원료인 TPA(고순도테레프탈산) 가격은 지난해말 t당 485달러에서 지난 3월 760달러로 폭등한 후 최근 550달러선에서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어 대부분 업체가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코오롱은 연초 90%가 넘었던 가동률을 현재는 70∼80% 수준으로 낮춘 상태다.
효성도 이라크전, 사스 등으로 해외 주문이 감소하고 판매가격이 하락하면서 연초 100%에 육박했던 폴리에스테르 설비 가동률을 현재 80% 수준으로 낮췄다.
세계 최대의 폴리에스테르 직물(35.3%) 수출국가답게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양성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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