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합섬, 창사이후 대규모 명퇴
한국합섬, 창사이후 대규모 명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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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대 연속적자 경영위기 가중…구조조정 불가피

한국합섬이 창사 이래 최초로 대규모 인력구조조정에 나선다. 한국합섬의 인력구조조정 규모는 자회사 원사판매법인 HK포함 전직원 900여명 가운데 최소 1/3선인 300여 명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합섬은 2004년 매출 3000억원·적자 규모 200억원, 2005년 매출 3100억원·적자규모 500억원에 이를 만큼 창사 이래 최대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중이다.
한국합섬이 2년 이상 지속된 적자경영을 이기지 못하고 생산직 직원 800여 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접수에 들어간다. 명퇴와 관련 10일 현재 아직 상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사측의 노조에 대한 통고는 이번 주 중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합섬의 자회사 HK는 이에 앞서 지난 6일 관리직 사원 1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경영실천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임금 반납을 결의했다. HK관계자는 “임원 30%, 과장 이상 15%, 사원 10% 씩 임금 반납을 결의, 경영 위기 극복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HK의 ‘비상경영결의대회’는 한국합섬에 대한 인력구조조정의 신호탄 성격이 짙다. 한국합섬은 인력구조조정이 뒤따르지 않는 한 경영위기를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 이른 상태다.


▶한국합섬 어떤 회사인가
일산 기준 중합 810톤· 방사 780톤을 보유한 국내 최대 및 세계 10위권 PEF 생산 업체. 지난 91년 3월 구미 공장 준공과 함께 국내 8번째 PEF 메이커가 됐다. 94년 8월 구미 2공장 준공으로 세계 10위 PEF 메이커로 올라섰고 95년 10월 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2004년 4월 원사 영업부서를 떼어내 (주)HK를 설립했다.


▶인력구조조정의 의미
한국합섬은 지난 91년 PEF생산에 나선 이후 14년 동안 경영차원의 인력구조조정은 없었던 화섬업체다. 그러나 출발 당시 공채 인력이 이제 15년차에 접어들만큼 인력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진 상태다. 반면 PEF 판가는 14년 전 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국내 화섬업체들이 인력·생산 구조조정의 홍역을 치르는 근본적인 이유다.


한국합섬도 예외일 수가 없는 상황이다. 최고 경력인 15년차 근로자를 비롯 10년차 이상 인력이 선발 화섬사에 비해 오히려 비중이 높아진 상태다. 선발 화섬업체들이 최근 2-3년간 극심한 구조조정 홍역을 겪으면서 노사간 합의로 몸집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경쟁사들은 구조조정에 힘입어 인당 PEF 생산량이 한국합섬에 비해 3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합섬이 인력구조조정에 나서야 하는 경영누수의 핵심 사안이다. 한국합섬은 창사 이래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 노조의 요구에 승복하는 전철만 답습해왔다. 민노총 산하 산별 노조 가운데 한국합섬 노조가 최고 우수 노조라는 닉네임이 붙을 정도였다.
이제 한국합섬의 인력구조조정은 기업의 사활을 좌우하는 핵심 사안이 됐다.


▶인력구조조정 순탄할까
무엇보다도 노조에 대한 경영진의 신뢰도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지난 6일 원사판매법인 HK의 ‘비상경영실천결의대회’에도 불구 노조는 “명예회장이 횡령한 돈과 계열사 매각 자금 등을 내놓아야 한다”며 임금반납 결의에 불참했다. 앞으로 있을 한국합섬의 인력구조조정에 대한 난기류를 엿보이게 하는 부분이다.


HK 관계자는 “노조가 회사의 경영상태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하는 상황에서 노조의 목소리는 비현실적이지만 근로자도 회사의 자원인 만큼 구조조정에 따른 대가는 불가피한 것이 아니냐”며 반문하면서도 “회사의 경영여건이 노조의 입장을 전폭적으로 수용할 여건이 안되는 게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근로자가 ‘자폭 하겠다’는 극단적인 행동에 나설 경우 한국합섬은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갈 수 밖에 없다”며 “근로자들이 희생을 감내하겠다는 애사심만이 현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노조의 협력을 적극 당부했다. 한편 한국합섬 사측은 지난 3일부터 5일간 노조원을 대상으로 회사 경영상태와 구조조정에 따른 경영 득실을 설명하는 등 명퇴의 불가피성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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