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션1번지 경기침체 탈출 조짐
국내 패션1번지 경기침체 탈출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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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부터 새벽까지 활기 넘쳐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끝이 보이지 않던 불황의 골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내수 분야에선 봄이 되면 좋아질거라는 기대감이 충만하며 자구책을 마련하는 등 여러 곳에서 불황을 극복하려는 의지들을 엿볼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재래시장.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국내 패션 1번지인 동대문 패션시장을 찾았다.


2월의 첫 번째 일요일인 5일. 오후 4시 50분. 밀리오레와 두타 앞거리가 쏟아져 나온 젊은이들로 발 디딜 틈 없이 초만원을 이루다가 열기가 한풀 꺾였다. 열기가 꺾였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그러나 이런 열기도 길 하나만 건너면 사정은 전혀 달라진다. 동대문 패션거리로 알려진 디자이너클럽 앞 사거리에서 동평화시장 입구에 이르는 500미터 구간에 노점들이 길 양쪽 편으로 길게 늘어서 손님을 기다리며 진을 치고 있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 그래서 인지 분위기마저 휑하다. 평소보다 인적이 빨리 끊기고 땅거미마저 빠르게 내려앉는 듯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도 있겠지만 휴일이 끝나는 일요일의 끝자락이어서 더욱 그럴지도 모를 일이다. 뒤늦게 시장을 찾은 손님 몇 사람이 물건을 살 듯 이리저리 뒤적여보다가 종종걸음으로 서두르듯 사라져 간다.

6시가 가까워 오자 어둠이 한 발짝 앞으로 성큼 다가서고 날씨는 조금 더 추워졌다. 가로
등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 거리도 한층 더 한산해졌다. 장사를 접으려는 듯 상인들의 손길이 빨라졌다. 진열해 놓았던 물건들을 대형 박스에 차곡차곡 집어넣고 차에 실어 쫓기듯 자리를 뜬다. 거리는 침묵과 어둠 속으로 가라앉는다.


8시. 거리에 사람들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하더니 금새 많이 늘어나 소란스럽다. 상가에도 불이 환하게 켜졌다. 마치 흑백 필름을 빠르게 보는 것처럼 모든 것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공장에서 물건을 싣고 온 많은 차들이 줄지어 들어서고 방금 갓 나온 제품들이 손님들의 평가를 받기 위해 서둘러 내려졌다. 낮에 보았던 것과는 전혀 딴판이다. 분위기부터가 달랐다. 활기가 넘쳤다. 어두워지기 시작하면서 노점상들이 자리를 떠났던 바로 그 자리에도 새벽시장을 여는 다른 노점상들로 가득 채워졌다. 커피와 오뎅 등을 파는 포장마차들도 어느 틈엔가 벌써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음식을 머리에 이고 나르는 식당 아줌마들의 걸음걸이가 빨라지는 것도 바로 이때다.


8시 30분. 경쾌하고 빠른 음악 소리와 함께 디자이너클럽이 문을 열고 9시에 누죤을 비롯한 대부분 상가들이 장사를 시작했다. 주위를 배회하며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던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10시가 되자 상점과 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이런데도 다 있구나 싶었다. 마치 별천지를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상가 안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 서로 어깨를 부딪치며 지나다닌다. 장사가 안 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상인들도 이때만큼은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와는 달리 신생 상가에서는 손님 얼굴 구경하기조차 어려운 형편으로 동대문시장에서도 양극화 문제가 심각했다.


새벽 1시까지 절정을 이루다가 3시가 넘어서자 사람들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새벽시장이

끝나가고 있었다. apm 여성 정장 매장 ‘소호’에서 일하는 최모씨는 “손님이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말한다.
그러나 예전하고 확실히 다른 점이 있단다. 예전에는 손님 대부분이 로드샵을 운영하는 도매상들이었는데 지금은 그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도매상과 일반 손님이 각각 반을 차지한다. 많은 손님 수에 비해 매상이 줄어드는 이유다. 게다가 일반 손님들도 물건을 고르며 살펴볼 뿐 예전처럼 많이 사지는 않는다.


누죤에서 1층 안쪽에 영캐주얼 매장 ‘실타래’를 운영하는 정모씨는 “사상 최고의 불황이라는 작년보다도 매출이 오히려 30% 가량 줄었다”고 밝힌다.
그는 또 “언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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