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해도 너무해”
홈쇼핑 “해도 너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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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수수료·재고처리 모호·전문성 없는 MD
‘팔아도 남는게 없다’ 입점 업체들 불만 고조 홈쇼핑의 높은 수수료율과 재고 처리 규정, MD 의존 시스템으로 업체들 사이에 홈쇼핑을 꺼리는 풍조가 확산되고 있다.


근래 유통채널을 다각화하기 어려운 중소 업체들을 중심으로 제품 정보 전달이 용이하고, 가두점이나 백화점 등 기존의 유통방식 구축에 드는 비용보다 저렴하게 제품 판로를 확보할 수 있어 홈쇼핑을 선호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홈쇼핑 측에서 천문학적 물량 확보를 입점의 필수 조건으로 하면서도 재고 보전은커녕 반품처리마저 업계에게 떠맡기는데다, 최근 최초 입점업체에게 수수료를 기본 42%에서 많게는 50%이상 높게 책정하는 등 업계들이 “남는 게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나섰다.


수입업체의 경우 그나마 10% 안팎의 수익률이 확보되나 국내 생산 내수 업체의 경우 50%가량의 수수료에 생산 원가까지 고려하면 실제 이율은 한 자리 수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하다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한 캐주얼 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높아지는 수수료 문제를 꼬집으며 “많이 남길 것을 생각하고 홈쇼핑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중소 업체에게 더욱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은 비겁하다”며 열변을 토했다.


지난해까지 홈쇼핑을 진행해왔다는 수영복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고와 수수료를 가만 한다 하더라도 MD들까지 업체 사정은 무시한 채 자신들 입장만 내세워 홈쇼핑 진행을 중단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껏해야 2년여 정도 경력의 홈쇼핑 MD들이 좌지우지하는 홈쇼핑의 시스템을 비판하며 “전문성이 없는 MD들이 제품 특성이나 업체의 생리는 무시한 채 무조건 화면으로 보기 예쁜 것만 찾는다”며 “현재 방식대로라면 홈쇼핑에는 PB브랜드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사정이 좀 낫다는 수입업체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일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홈쇼핑 신규 런칭을 준비하고 있는 한 수입 인너웨어 업계 관계자는 “방송 직전까지 쇼호스트나 MD들이 제품 자체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방송에서는 마치 제품을 시착용한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사실 방송 시작 불과 몇 분 전에야 제품을 보고, 제품 설명서를 읽는 등 대부분의 홈쇼핑 관계자들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홈쇼핑 관계자들은 이러한 업체의 불만을 “홈쇼핑의 물량과 재고에 관한 처리 규정· 수수료 책정은 홈쇼핑 유통만의 특성”이라며 “어느 유통이나 입점하고자 하는 업체는 해당 유통의 특성에 맞추는 것이 당연하다”고 일축했다.
또, “한국 홈쇼핑은 아직까지 초기 단계이며 앞으로 이에 가장 적합한 업체들이 걸러지면 이같은 문제는 자연히 해결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들과 홈쇼핑간의 갈등이 국내 홈쇼핑 정착을 위한 진통일지, 신 유통으로 떠오른 홈쇼핑의 권력화 수순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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