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OEM생산, OEM을 위한 R&D에서 벗어나라!
월드컵 특수와 함께 인터내셔널 브랜드들의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슈즈업계에 탄식이 나오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포츠 스타의 신발이라면 국내 생산품이 당연했을 법한 1980년대.
88년 서울 올림픽 개최까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OEM생산을 담당하던 국내 신발산업은 중국으로 넘어가 종적을 감춘지 오래됐다.
중국 생산기지에 모여 신발을 제조하던 국내 대형 신발 업체들이 이제 현지 중국업체의 경쟁에도 배겨나지 못 한 채 중국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호실업, 태광실업 등이 아직 명맥을 유지하며 각각 나이키 생산의 30%만을 담당하고 있을 뿐이다.
삼양통상의 경우 이미 베트남으로 이전했으며 글로벌 브랜드의 15% 생산만을 유지하고 있다.
신발 봉제산업에 약 30년간 종사했다고 밝힌 한 관계자는 “1980년대초 최대 스포츠 슈즈 생산기업인 국제상사의 경우 100개 이상의 생산라인을 보유하며 풀가동 했다. 이 당시 국제상사가 5일간 가동한 신발 생산량은 한국 국민의 발에 신을 모두 신기고도 남을 양이었다”고 회고하면서 현재 사양산업으로 종적을 감춘 신발산업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 국내 신발 산업은 OEM생산에만 치우친, OEM생산을 위한 연구개발에만 몰두했을 뿐 브랜드 개발은 꿈꾸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당시에도 나이키, 아디다스 등 인터내셔널 스포츠 브랜드들이 스포츠 슈즈 시장을 장악했던 가운데 국내 토종 브랜드로서의 역량을 키워내는 것은 상당한 투자를 요했다. 기업차원이 아니라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했던 시점이였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반면 일본은 1968년 동계올림픽을 통해 미즈노와 아식스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냈다.
제조산업에서 벗어나 보다 진보된 고부가 산업으로서 브랜드를 키워낸 것은 정책적인 지원의 성과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국내 브랜드들은 세계적인 글로벌 브랜드들이 내수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생산기지에서 결국 가격경쟁에 걸 맞는 신발 생산에만 치우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최근 한·미 FTA 체결로 관세 문제가 유연해 진만큼 스포츠, 스포츠슈즈업체들의 해외 생산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해외 생산이 단순 OEM 생산에 기초한, 가격경쟁력을 누리기 위한 수단만이 아니라 브랜드 밸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성장 발판 마련에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