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시장이 F/W시즌 제품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내수 경기 악화와 월드컵·장마 등 악재가 계속돼 여름 상품의 판매 부진으로 자금 회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이 때문에 대부분 상인들이 F/W시즌 물량 결제가 미뤄지면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세 의류의 경우 여름 상품 판매가 30%에도 못 미쳐 당장 발주해 놓은 F/W시즌 제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보세의류는 대부분 중국 생산 공장을 통해 들어오는데 현금이 필요한 부대비용과 물류비용의 결제가 어려워 물량반입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중국에서 의류를 수입하는 한 상인은 “도매시장의 침체로 자금회전이 어렵다. 다음 시즌 준비보다 당장 운영이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도 상황은 마찬가지. 여름 상품 판매가 부진해 F/W시즌 물량 발주가 턱없이 줄었다. 국내 생산을 고집하는 중가 보세의류 상인들은 월드컵과 내수 부진으로 F/W시즌 전망을 비관해 제품 F/W발주 물량을 30%정도 축소했다. 한 도매상인은 “여름 시즌이 남았지만 재고를 처리하는 것에 집중해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하고 “F/W시즌 신제품 개발보다는 트렌드 카피에 치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 데님 생산 업자도 “중국산에 밀려 국내 생산 공장이 줄줄이 문 닫는 상황에서 국내 발주 물량이 급격히 줄어 생산라인을 축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잡화류는 판매가 나은 편이지만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 장마시작과 휴가시즌이 도래하면서 샌들류 판매가 성장세에 있지만 F/W시즌 전망은 비관적이다. 잡화도매상들은 “여름상품 판매를 지켜보면서 F/W시즌 제품 물량을 결정해야 한다. 트렌드에 민감한 제품들을 무조건 생산해 재고를 안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내수경기 불황과 시즌 특수를 누리지 못한 여름상품 재고로 자금회전에 문제가 생긴 도매상들이 F/W시즌 준비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