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사공장이 살아야 섬유가 산다” 면방·모방·화섬 등 소위 섬유원사 국내 자급기반이 급속히 붕괴되고 있다. 원사업계가 버텨야 직물산업이 살 수 있고 염색가공을 비롯 의류로 이어지는 스트림 또한 온전할텐데 국내 섬유산업의 현주소는 원사 자급기반 붕괴 파열음이 곳곳에서 요란하다.
중국의 섬유산업 육성과 근시안적인 국내 섬유업계의 대응이 엄청난 화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원사공장 피폐화는 이제 국내 섬유산업의 공동화를 부를 만큼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한때 370만 추에 달했던 면정방 설비가 올해 상반기 126만추에 그치는 등 60%이상 감축했다. 또 모방적 설비는 아예 국내에서는 구경조차 힘들 정도가 됐다.
화섬 역시 마찬가지다. 2000년대 들면서 화섬산업의 구조조정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나일론에 이어 아크릴 설비가 반토막 났고 폴리에스테르 설비 역시 구조조정의 먹구름에 짓눌려 언제 가동을 중단할지 모를 상태다.
화섬산업의 황금거위로 불렸던 스판덱스 역시 거덜나기 일보직전이다. 효성과 동국무역을 제외한 국내 공장 모두 생산을 중단하거나 사업을 철수한 상태다. 특히 국내 스판덱스 원조 태광산업의 스판덱스 생산중단은 아예 쇼크다.
섬유산업은 농축산물 못지않게 강한 자립기반을 요구받고 있다. 한마디로 방위산업이라는 뜻이다. 국내 원사생산기반이 붕괴되면 원사를 수입해 사용해야 한다. 당연히 국내 생산구매비용보다 수입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직물업체나 국내산 직물로 옷을 만드는 의류업체에 비용전가로 이어지고 국내 소비자는 지금보다 더 높은 값으로 옷 구매가 불가피하다.
섬유원사 자급기반 붕괴의 피해는 모든 산업에 걸쳐 부메랑 효과를 낳을 수 밖에 없다. 아직도 산업별로 공급과잉 구조라는 측면도 간과할 수는 없지만 섬유원사 자립기반 붕괴는 초읽기 상태에 돌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15년 세계 섬유4강 프로젝트는 단지 장밋빛 신기루에 불과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