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빅3 중심 개편설에 전전긍긍
아울렛·할인점도 덩달아…유통망 사수 과제
매출 악화로 대대적인 MD개편이 예상되는 남성복 업계는 유통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반기 최악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남성복 업계는 대규모 MD 개편과 관련된 소문들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자 진상파악과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것. 백화점뿐만 아니라 아울렛과 할인점 등 주요 유통가에서 터져 나오는 남성복 조닝 개편 소문에 고통스러운 분위기다.
빅3 백화점에서 솔솔 피어오르기 시작한 대규모 MD개편에 관련된 소문은 여기저기서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업계를 긴장시켰다. 롯데백화점의 내년 S/S 대규모 MD개편과 직수입 강화, 신세계백화점의 디자이너 브랜드 강화, 매출 하위 업체 퇴출소문 등 MD관련 소식이 무성해 업계는 백화점 눈치 보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탈 백화점을 선언한 몇몇 브랜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업체들이 백화점을 메인 유통망으로 전개 중이라 업체 관계자들은 작은 소문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 업체는 백화점 퇴출이 확정적이라는 악성 소문에 가두점과 할인점에 맞는 브랜드 리뉴얼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 하위 업체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퇴출 소문에 시달리는 브랜드는 다양한 루트를 동원해 정보를 수집하고 백화점 퇴출을 막기 위한 총동원령을 내렸다. A업체는 중·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극복하고 백화점 입성에 성공했으나 계속된 매출 부진으로 백화점 퇴출 1호로 지목되자 BI변경 등 대대적인 리뉴얼에 돌입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브랜드의 비전을 백화점에 인식시키는 것이 가장 어렵다”며 “매출을 브랜드 가치의 척도로 삼는 유통업체들이 브랜드를 더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중·저가 브랜드가 몰려있는 아울렛·할인점 등의 MD개편에 대해 업체 반응은 더 민감하다. 퇴출순간 어려움을 겪게 될 중·저가 브랜드는 유통망 사수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일부 대형 아울렛이 할인점에 뺏긴 고객을 되찾기 위해 대체 수단을 찾으면서 MD개편을 예고했다. 한 아울렛 영업 관계자는 “아울렛이 늘어나 매출경쟁이 치열해졌다”며 “매장 채우기식 브랜드 입점을 지양하고 매출이 나오는 브랜드로 대폭 개선할 예정”이라고 말해 중·저가 브랜드들의 대폭 개편을 예고했다. 이 때문에 인지도 약한 중·저가 브랜드들은 수수료를 높여주겠다는 강수를 두며 퇴점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가 대규모 MD개편이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브랜드들이 어떤 대응책을 펼칠지 업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