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쇼핑몰, 확실한 컨셉만이 살길
특화·전문몰 설립 등 차별화 모색도 대안지역 상권에 들어선 패션쇼핑몰의 전환과 관련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동대문에서부터 불어 닥친 패션쇼핑몰 부진은 지나칠 만큼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대문의 ‘라모도’ 등 신규 오픈 쇼핑몰이 경기불황과 내부 잡음으로 자초 위기가 계속되고 있으며 동대문을 벗어나 지역 상권에 자리를 튼 쇼핑몰들도 매출 부진에 허덕이며 좀처럼 좋은 환경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역상권 쇼핑몰이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지난해 9월 오픈 예정이던 용인 동백지구 ‘쥬네브’가 내부 잡음으로 좌초됐으며 경기도 안양의 유아전용 쇼핑몰도 오픈도 못하고 문을 닫았다. 그랜드마트는 의류전문 아울렛을 표방하고 오픈했으나 수익성 제고로 문을 닫았다. 얼마 전에는 더욱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강남상권의 첫 의류전문쇼핑몰 ‘점프 밀라노’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경매에 부쳐진 것이다.
지방 상권으로 갈수록 패션쇼핑몰의 위기는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오픈한 천안의 ‘폭스21’은 경영난으로 오픈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부도설과 함께 책임자의 도피 등 악재가 계속 겹쳤다. 대전 은행동의 한 쇼핑몰은 쇼핑몰 입점 희망자가 없어 3층 위로 점포가 텅텅 비워진 상태다.
인천과 안산지역의 수도권 쇼핑몰도 비슷한 상황이다. 인천에서 오픈한 ‘메카브’는 아울렛임에도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브랜드사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쏟아냈으며 안산 ‘스타맥스’는 잦은 관리운영자의 교체와 입점브랜드가 없어 반쪽 쇼핑몰로 운영되고 있다.
패션쇼핑몰의 침체가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는 현 상황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특화된 쇼핑몰을 만들자는 의견을 개진하며 쇼핑몰의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면 남성전용 쇼핑몰, 혹은 캐주얼 전문 쇼핑몰 등 컨셉이 확실한 제대로 된 쇼핑몰로 바꿔보자는 것이다. 업계의 이러한 분위기는 지난해 말 은평구 ‘팜스퀘어’가 이랜드에 경영권을 넘기면서 촉발됐다. 이랜드는 지역상권의 부진을 뛰어넘지 못한 ‘팜스퀘어’를 2001아울렛이나 뉴코아아울렛으로 변형 운영을 꾀하고 있다.
상권 관계자는 “이랜드가 팜스퀘어를 운영하게 되면 지역 상권도 살아날 것”이라며 “확실한 컨셉으로 상권 내 메인 쇼핑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랜드의 ‘팜스퀘어 ’ 운영처럼 상권 관계자들은 특화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쇼핑몰 관계자에게 강하게 개진하고 있다. 패션아울렛으로 오픈한 인천 ‘메카브’도 보편적인 아울렛과 차별화를 위한 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쇼핑몰의 차별화는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두타’를 들 수 있다. 디자이너샵, 국내생산, 편집샵과 PB운영 등 ‘두타’만이 가질 수 있는 노하우를 충분하게 발휘 하고 있다.
국내에는 디자이너 편집샵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개성 있는 매니아나 남성 등을 위한 전용 쇼핑몰 등이 거의 없어 아이디어만 있다면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는 많다. 쇼핑몰의 몰락은 획일화된 컨셉이 큰 이유였다. 온라인 마켓의 활성화로 경쟁력을 잃은 것도 문제였다. 분양에 목숨 걸고 운영은 뒷전인 쇼핑몰 관계자들의 안일한 운영 때문에 쇼핑몰을 망치는 일이 많았던 것이다.
앞으로 차별화와 특성화 추구는 쇼핑몰의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변화와 혁신을 단행한 쇼핑몰만이 살아 남을 것이다.
경매 넘어간 점프밀라노
경매에 넘어간 ‘점프밀라노’는 지하 5층, 지상 10층 규모의 강남지역 최대 쇼핑몰이였다. 대지면적 645.75평에 감정가는 527억2700억원으로 분당 까르푸 야탑점(감정가 577억4700만원)에 이은 최대 상가 매물이다.
채권자는 조흥은행으로 146억1600만원을 청구한 상태다. 강남상권 최대 요지에 있어 경매업계에서는 올해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워낙 규모가 커 쉽게 낙찰자를 찾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임대인이 390명에 달해 낙찰 후 잡음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점프밀라노’는 2002년 9월 성공적인 분양으로 업계에 주목을 받았으나 입주점포의 40%가 계약을 해지하고 나갈 정도로 매출부진에 시달렸으며 입점 2년만에 리뉴얼해 도약을 꾀했으나 또 다시 실패해 경매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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