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비전 확실히 제시해야
현재 대한민국 패션 유통망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물론 유통망을 세분화시키면 과거 대형유통망으로 취급받던 백화점군과 아울렛 같은 할인점군 그리고 2000년을 넘어서며 새롭게 부상한 인터넷 온라인 쇼핑몰군 등으로 패션마켓의 유통망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그 속의 치열한 경쟁을 지켜보는 소비자들은 즐거워지고 있지만 제품가격 경쟁으로 인해 고통을 겪는 업계의 현실을 볼 때는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경제적 소비의 측면에서 본다면 소비자가 실리적이고 합리적인 소비활동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이상적인 시장 환경이 갖춰지고 있다는 의미다.
유통망이 세분화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국내 대형유통망의 상징은 백화점들이며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의 차별화 전략으로 타 유통망과의 거리를 유지하며 고객들을 유입시켜 수익을 발생시켜 왔다.
그 차별화란 과거 힘들던 시절, 이상적인 삶이란 풍요롭고 우아한 소비라는 느낌을 고객에게 심어주었다는 것이다.
또한 백화점들의 차별화전략들이 소비문화의 한 상징처럼 받아들여지며 고객서비스개념 증진이나 상품의 브랜드화, 이에 더 나아가 내수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
현재 국내 ‘빅 쓰리’로 불리는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은 3강 구도를 띄며 패션마켓을 좌우하는 것이 현실이다. 각 백화점들은 나름대로 우아한 ‘아이덴터티’를 컨셉으로 잡고 퀄러리티를 갖춘 이미지 컨텐츠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백화점 패션브랜드 부스를 보자면 우아한 이미지가 아닌 수익차원의 매출위주 상품 베리에이션으로 컨텐츠의 질이 저하되고 있는 느낌이다.
이는 백화점의 매출상승에는 도움이 될지언정 기존 백화점들이 지켜왔던 우아함들을 잃고 있다는 의미다.
백화점 패션플로어의 2~3층을 차지하는 여성복들은 브랜드 감도가 상당히 많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백화점 측에서 매출을 고려해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고, 비주얼 임팩트가 강해 고객입점 유도가 쉬운 브랜드들로 백화점에 채우기 시작하면서 발생된 문제들이다.
현재 할인점 형태의 아울렛점들을 살펴보면 이미지마케팅은 이미 백화점 수준을 넘어서 럭셔리화·명품화를 지향하고 있는 곳들도 상당수 있다. 단순히 할인된 가격대의 메리트만을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백화점을 넘어서 차별화된 서비스개념을 지향하고 있다는 의미다.
아직까지는 유통망 춘추전국시대에 거인으로 서 있는 백화점은 오만함과 거만함을 거두고 향후 자신들이 가야할 길은 무엇인지 그 정체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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