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봉제산업 육성론 신중해야
의류봉제산업 육성론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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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제가 살아야 섬유가 산다!?
최근 국내 의류 봉제산업 육성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섬유업계 일각에서 의류봉제산업을 활성화하자는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의류봉제산업 육성론의 골자는 민·관·지자체가 참여하는 생산기반 활성화다. 국내 봉제기반이 더 이상 붕괴되기 전에 현 수준의 생산기반을 유지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한미 FTA 체결에 이어 발효를 앞두고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최대한 살리자는 의미로도 보인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지난해 발표한 섬유패션산업 구조혁신 전략 가운데 스트림별 경쟁력 강화 사업 중 하나다. 의류생산기반을 활성화하겠다며 그 방안을 모색하는 행위 자체야 문제가 되겠는가? 그런데 이 때문에 지금 섬유업계가 시끄럽다.
호사다마 격인지 오비이락 격인지 몰라도 의욕이 지나쳐 불만을 불렀다. 섬산련이 구성한 의류생산기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대책위원회 인물 면면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제의 발단은 동대문 시장 내 쇼핑몰과 이해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전문 언론인이 위원으로 들어가 본질을 호도하는데서 파문이 일고 있다. 이러한 결정이 경세호 회장의 강한 의욕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몰라도 분명 잘못된 것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섬산련이 산업의 방향을 잡기 위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당연히 전문 분야인 만큼 해박한 전문 언론도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언론이 꼭 필요했다면 여론의 수렴을 통한 편향적 시각과 오판을 막기 위해서라도 섬산련은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 그래야 작금 공정성의 시비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 아니겠는가?
결국 한개 언론이 정보를 독점하는 위치에 있다 보니 위원회의 최종안이 나오기도 전에 ‘새로운 생산자 단체를 만들자’는 취지가 실린 독선이 나온 것이다. 당장 이해관계에 있는 현 생산자 단체인 한국의류산업협회가 격노했다는 후문이 들려왔다. 의산협은 엄연히 정관에 생산자 단체로 명시되어 있고 이 사실을 해당 언론에 전달했는데도 호도당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의산협 역시 섬산련의 의류생산기반 활성화 방안 모색에는 반대 않고 있다. 문제는 섬산련과 언론, 그리고 의산협 간 중국산 의류수입이 급증하고 있는데도 앤티덤핑에 나서지 않는데 대한 입장을 놓고 마찰을 빚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의산협은 그 언론으로부터 생산자 단체가 아닌 의류유통업체 단체로 전락하고 있다는 호도와 함께 엄연히 생산자 단체이면서도 새로운 생산자 단체 출범을 위해 기존 단체의 해체를 요구하는 상식 밖의 논리에 휩쓸리며 단체의 입지가 훼손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현재 의산협 회원사는 340여사에 달한다. 회원사 면면은 오늘 한국 의류산업을 대표하는 간판 기업들이다. 그러나 회원사 대부분이 인건비 상승 등으로 국내 경쟁력 약화를 이기지 못한 채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중남미 등으로 생산기지를 옮겨 기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의류봉제업체들의 해외투자는 이미 20여년이 지났다. 영원무역의 경우 25년 전인 80년대 초반 방글라데시에 공장을 지은 뒤 성장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도 수많은 국내의류업체들이 해외생산과 투자에 열을 쏟고 있다. 이유는 말 않더라도 간단명료하다. 현재 국내 산업 환경에서는 의류봉제의 경쟁력을 기대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지금 국내에 존재하는 봉제업체는 임금 등 각종 경쟁력의 약화로 20人 이하 사업장이 전체 90%를 웃돌 만큼 소규모 영세업체 구도로 정착된 지 오래됐다. 섬유산업이 잘 나갈 때 정부나 업계가 국내 봉제업 활성화를 등한시한 결과다. 뒤늦은 감은 없지 않으나 섬산련의 국내 봉제기반 양성화 프로젝트는 이들을 격려하고 또 한미 FTA 체결에 따른 의류수출 기대효과가 있다는 측면에서 국내에 봉제 기반을 새로 조성하자는 당위론은 필요하다고 본다.
문제는 전자든 후자든 섬산련이 아무리 새로운 유인책을 쓰더라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하는 부분이다.


솔직히 의산협 회원사들은 한미 FTA 발효에 따른 최대 수혜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도 회원사 대부분은 국내 생산은 꿈도 안 꾼다. 국내 최대 의류수출 업체인 최신물산 역시 더 이상 국내생산은 고려 않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판이다. 그렇다면 의류생산기반 활성화는 무엇을 겨냥하고 있는 것인가. 또 8000여 20人 이하 소규모 사업장을 모아 새로 생산자 단체를 결성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섬산련이 의류생산기반 활성화를 통해 국산 소재 사용 확대와 함께 대미 의류수출 증대를 노리는 일석이조의 입장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의류생산기반 활성화를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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