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900선이 무너졌다.
오후 장 들어 20일선(1885 포인트 근처)도 깨지며 1877.27선까지 밀렸었다. 우려했던 트리플 워칭데이(13일)는 선방했으나 주말증시는 거래량이 3억 주를 밑돌며 외국인의 매물압박에 한때 4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세 마녀가 만난다는 선물·옵션 만기일(목요일)에는 사상처음 1조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차익매도물량은 선물이 백워데이션 상태가 되면서 투신권에서 쏟아져 나왔고 연기금에서 대부분 흡수, 지수방어의 일등공신이 됐다.
미국 다우지수가 이틀연속(소폭이나마) 올랐음에도 아시아증시는 크게 떨어졌다. 유럽도 큰 폭 하락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위기감에 휩싸였다. 아무래도 미국 쪽이 불안한 것이다.
주중 미국은 FOMC에서 금리를 0.25% 인하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내다팔자 30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었다. 이틀 오른 것은 이같이 급락한데 대한 반작용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각종 지표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은 물 건너간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금리인하가 안되면 기업실적이 좋아야 증시가 뜰 텐데 사정이 그렇지 못한 모양이다.
미국도 이렇지만 중국도 긴축과 인플레 압박 속에 증시가 맥이 빠진 모습이다. 상하이 증시가 5000선도 내줬다.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증시가 일제히 침체 쪽으로 기울고 있다.
업계는 차트 상 역배열상태가 된지 오래다. 그만큼 좋지 못한 것이다. 이동평균선 120일선, 60일선, 20일선, 5일선이 거꾸로 된 모습이다. 이를 반영하듯 한때 잘나갔던 VGX인터내셔널이 이틀연속 하한가를 맞았다.
VGX 미국본사에서 C형 간염치료제의 임상실험을 중단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거래실종상태에서 3690원의 하한가가 앞으로 얼마나 더 떨어질지 모른다. 지난 6월 5일 9400원했던 것에 비하면 60% 이상 하락한 셈이다. 생명과학 관련 주로 맹목적 거품에 지나치게 열광했던 투자자들의 손실이 만만치 않을 모양이다.
은성코퍼레이션이 웰크론으로 사명을 바꿨다. 지난 11일 은성은 하루에 1천만 주 넘게 거래되며 폭탄돌리기를 해 1985원과 2660원 사이를 오르내리는 투기장을 연출했다. 다음날에는 1915원이라는 신 저가를 찍었고 주말에는 2000원과 2260원을 오가는 롤러코스트장을 만들더니 2000원에 마감됐다.
한동안 6000원 선상을 달렸던 베이직하우스는 지난주부터 급등해 7000원선을 회복했다. 주 중반 8000원선까지 찍기도 했으나 주말 종가는 7440원.
영원무역은 10000원선을 저점으로 다지는 모습이었고 신원은 24750원에 거래를 마치며 3일 연속 양봉을 만들었다. 20000원선 밑으로 떨어지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으나 반등에 성공한 모습. 캠브리지·신성통상·에스지위카스 등이 역배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아이니츠(마담포라)도 대열에 동참했다.
아이니츠는 지난 8월 8170원까지 갔으나 근래에 연속 내리막을 타 주말에는 34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아가방은 25000원이 무너지기도 했었지만 최근 착실한 상승세로 26600원까지 다시 올라갔다. 보령메디앙스도 차트 상 역배열로 접어들었고 4000원과 4500원 사이에서 상승을 꾀하는 모습.
국동은 1300원 밑으로 떨어졌으나 1750원까지 치고 올라왔고 우수씨엔에스는 1400원선 밑에서 2000원선 근처까지 만회했다. 톰보이는 6000원과 6500원 사이에서, 가회는 12000원과 14000원 사이에서 횡보 중. 4600원까지 했던 나자인은 3000원선 밑으로 떨어졌고 우성 I&C는 1870원까지 떨어져 신 저가를 기록했다.
제일모직·FC코오롱·LG패션·효성·태광 등 대기업은 불황에도 강한 모습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신뢰를 바탕으로 꿈에 배팅하게 마련이다. 믿음과 꿈을 주지 못하는 업체들은 외면당하게 되고 결과는 퇴출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