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여파가 섬유분야에도 몰아닥쳤다. 태광산업이 5일 시황 악화에 따른 섬유제품 수요 감소로 화학섬유 원료를 생산하는 울산 석유화학 3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태광산업은 해당 공장에서 아크릴섬유의 원료가 되는 `아크릴로니트릴(AN)`을 연 25만t 규모로 생산해 왔다.
최근 나프타 가격 하락으로 나프타분해설비(NCC)를 갖춘 대형 유화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멈추거나 가동률을 떨어뜨린 적은 있지만, 석유화학 가장 아래 단계인 화섬 원료공장이 아예 가동을 중단한 것은 처음이다. 태광산업 측도 시황이 나빠져 AN 공장 가동을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 둔화로 아크릴섬유 수요가 줄어들고 있어 남아 있는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당분간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태광산업은 지난달 한 달 동안 정기 보수를 끝낸 뒤 11월 들어 공장 가동 재개 여부를 검토해 왔지만 시황이 나빠져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공장 가동 중단기간은 이달 말까지 한 달여 동안이다.
회사 측은 “향후 재고가 소진되거나 시황이 호전되면 좀 더 일찍 재가동할 수 있다”면서 “어느 정도 재고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섬유업체들에 판매하는 물량은 예정대로 공급이 가능해 생산중단에 따른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광산업은 AN을 생산해 국내는 물론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 수출해 왔다. 태광산업은 AN 외에 울산공단에 폴리에스터 원료인 고순도텔레프탈산(PTA)을 제조하는 1공장과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2공장 등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