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가 부른 세계시장 침체 영향
10년만의 성장세가 1년 반짝 경기로
10년 만에 찾아온 PET직물 수출경기가 재 추락할 위기에 놓였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시장을 경색시키면서 주요 섬유소비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직물은 물론 원사업체인 화섬업계에까지 판매 부진 여파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10월말 기준 PET직물을 포함 장섬유직물 수출은 전년대비 금액기준 11.4% 신장한 15억9033만4천 달러를 나타냈다. 올해 국내 장섬유직물 수출 증가는 그동안 중국의 물량과 가격의 파상공세에서 벗어나는 징조로 여겨졌지만 세계소비시장 침체는 이 같은 호재마저 앗아가고 있다.
올해 국내 PET직물을 포함 장섬유직물 수출증가는 연초부터 중국의 위안화 절상, 증치세 환급률 인하, 올림픽을 앞두고 인건비 상승, 신노동법 실시 등으로 가격경쟁력 약화와 함께 품질향상이 안된데 따른 반사이익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프린트물 등 일부 아이템이 한국으로 U턴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이는 올 10월말까지 수출 상승세로 작용했으나 올 연말을 깃 점으로 기세가 급속히 꺾일 것으로 보인다. 이의 전조 양상으로 우선 화섬업계의 원사판매가 줄어들고 있다. 판매 감소는 당장 재고 증가로 이어지면서 감산을 초래했다.
화섬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11월 중순 현재 원사생산량은 평균 10%정도 줄어들었다. 직물업체들의 수출 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된 탓이다. 올 10월까지 수출은 상반기 계약분을 이행하면서 그나마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당장 내년 1월부터 선적할 물량에 대한 상담 부진으로 로컬원사 수요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효성·휴비스·코오롱패션머티리얼·웅진케미칼 등 화섬업체는 감산 기간을 예측도 못하는 상태다. 환율 상승과 함께 원료가격이 떨어지는 호재인데도 판매처인 다운스트림 업계에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지면서 속수무책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감산하는 원사가 기능성·차별화 제품보다 레귤러 품목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의류용 PEF 감산도 충격이지만 PSF 수출침체는 더욱 심각하다. 웅진케미칼·휴비스 양사는 자동차를 비롯 산업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유럽·미국시장의 구매감소 때문에 감산폭이 필라멘트의 2배 수준에 이른다. 그렇다고 더 이상 감산 폭을 확대 시킬 수가 없는 것도 고민이다. 화섬공장의 특성상 가동 효율성을 유지하려면 현 수준에서 더 이상 감산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에 몰아친 금융 쓰나미가 10년만의 성장에 고무됐던 원사·직물 등 PET관련 업계를 또 다시 판매부진 → 재고증가 →감산 이라는 빈곤의 악순환에 휩쓸리게 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