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子宮과 재벌탄생 상관관계
튼튼한 子宮과 재벌탄생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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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正喜의 동양학 닷컴]

입춘이 지나고 무신년(戊申年)이 되면서 조(趙)회장의 노심초사함은 더욱 심해지는 듯 했다.
꽃샘 추위가 한창인데도 알 수 없는 열기를 느꼈다.
며느리의 배는 점점 불러왔다. 조 회장은 그 속도가 너무 더디다고 조바심을 내고 있었다.<아들이라니 다행이야.>
조 회장은 대운(大運)의 흐름이 좋게 흐를 것에 안도 하면서도 그룹의 미래를 이끌 후손의 등장에 기대, 흥분과 함께 불안도 느끼고 있었다.
<형님이 계셨더라면…>
지난해 손주가 들어서기 전 돌아가시면서 며느리에게 좋은 아들 낳기를 신신당부 했었던 형님.
형님은 한량이었지만 어떤 측면에선 기인이라고 함이 옳을 듯 했다.
형님은 기생집에서 살다시피 했다. 아니 그냥 사는 게 아니라 군왕처럼 행세하며 여자들 틈에 푹 파묻혀 살았다.
몇 년씩 눌러 앉은 경우도 있었지만 몇 개월 만에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했다.
형님이 옮길 때 쯤 되면 그 집은 기생집으로 명가(名家)의 반열에 올랐고 애가 몇 명쯤 커가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는 루머가 돌았다.
그렇지만 한 번도 시끄러운 다툼이 일어난 적은 없었다.
더욱이 애가 확인된 경우는 없었다.
어떻든 형님 주위에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사람들이 들끓었다.
그 중에서도 호리꾼들이 많았다. 또 풍수지리나 관상사주로 이름난 사람들과의 교분도 두터웠다. 형님은 특히 도자기 등의 골동품, 고서화 등의 수집에 광적(狂的)으로 매달렸다.
마음에 드는 물건은 반드시 손에 넣었다. 목숨을 걸다 시피 했다.
그러다 보니 남의 무덤을 파거나 문화재 같은 것을 도굴해 온 호리꾼들과의 거래로 감옥을 간적도 있었다.
부산 동래를 비롯 마산, 진주, 경주, 광주, 전주 등에 명가를 만들면서 전국을 누비고 다녔다.
걸레, 왕초, 산태공(山의 무덤을 낚시질 하듯 한다고 해서), 대왕마마 등의 별명이 붙어 다녔다.
그런 형님의 뒷바라지는 조 회장이 아주 넉넉하게 했다.
<형님은 요소요소에 공덕을 쌓고 계신다.>
<그룹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일등 공신은 형님이시지.>
이러한 조 회장의 생각은 형제간의 우애 차원이 아니라 맹신(盲信)의 수준이라고 할만 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수많은 덕을 쌓아야 후손이 잘 된다며 베풀고 살 것을 가훈으로 정해 살고 있는 조 회장. 부모님께서 이름을 조만덕(趙萬德)이라고 지은 것도 그런 때문이었을까.
형님은 단 한 번도 스스로 돈을 벌어 본 적이 없었지만 쓰는 데는 일등이었다.
<좋은 물건은 당연히 비싼 법, 그 값을 깎아서는 안 돼.>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돈을 물 쓰듯 한 인생, 어찌 보면 행복한 인생이었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형님의 지론은 땅을 살 때는 더욱 철두철미했다. 사무실과 공장 터를 잡을 때 가격은 묻지 않고 한번 지정한 곳은 살 거냐 말거냐 밖에 없었다.
조 회장은 그런 형님의 뜻에 한 번도 반대한 적이 없었다. 땅을 사고 건물을 지을 때도 좌향이나 사무실의 창, 화장실 등 배치 일체를 형님의 뜻에 따랐음은 물론이다.
<생산하는 모든 제품은 일등 해야 해. 그러려면 공장 터가 좋아야지. 자궁이 튼튼하고 좋아야 애를 잘 낳는 것처럼.>
시작한 모든 사업은 순풍에 돛을 단 듯 욱일승천 지세로 뻗어 나갔다.
세월이 흐르면서 땅값의 상승은 엄청났다. 비싸게 산 땅이 오르는 폭도 월등했다.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덕분에 기업 가치는 눈덩이처럼 부풀었다.
재벌의 반열에 올라서고 자식들이 커가면서 후계구도를 짤 때도 형님이 하자는 대로 했다.
조 회장은 4남 3녀를 낳았다. 서둘러 후계구도를 정하는 데는 조 회장의 건강이 문제가 되고 있었다. 소화력 당뇨 혈압 변비 등에서 말썽을 일으켰으므로 큰 병이 터질 것 같았다. 오래지 않아 <중풍이라도 맞으면 큰일이다> 싶어 후계자를 가능한 한 일찍 확정지어 두고자 했다.
<재산 싸움이 일어나지 않아야 함은 물론 가문을 오래도록 잘 가꿔가야 할 것 아니냐.>
사업은 조 회장 자신이 잘 할 수 있었지만 집안정리, 특히 후계자 구도, 재산분배 등의 문제는 형님의 발끝에도 못 미친다고 생각했다.
형님은 자식들 중 누가 사업을 가장 잘 할 수 있느냐를 따져 첫째건, 둘째건, 남녀불문하고 총수로 삼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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