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과당경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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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브·아바야 시장보호가 궁극과제

전통의상용 원단 2억弗 시장
한국산 물량 비중 40%선 차지
자율규제 통해 이윤창출 기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9개 PET직물 업체를 중심으로 중동지역에 수출하는 PET직물 규모는 연간 4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국내 전체 PET직물 수출물량 가운데 약 21%를 차지하는 규모다.
또 전통의상인 로브(남성복) 아바야(여성복)용 원단 수출은 이 지역 전체 PET직물의 50%가 넘는 연간 2억 달러를 상회한다. 한 마디로 중동지역과 PET직물은 전략 요충지역인 동시에 전략 품목이 맞물려 나가는 우리나라 직물산업의 최대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우리나라의 중동지역 전통의상용 원단수출 규모가 중동 전체시장 40%를 웃돈다는 것이다. 또 금액은 연간 2억 달러가 넘는다. 특히 전통의상용 원단은 일반 PET직물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전통의상용 원단은 라마단 하지 등 이 지역 전통 축제와 맞물려 선물용으로 대부분 수요가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 전통의상용 원단은 성수기에 수출이 집중되는 스팟 형태의 시장이다.


이 같이 깜짝 특수를 겨냥한 시장구조는 그동안 바이어들의 배만 불리는 호재가 돼왔다. 극단적인 예는 두바이 현지 에이전트들의 경우다. 이들은 ‘물량을 무기로 가격을 흔드는’ 횡포를 연례행사처럼 되풀이해 왔다.
현지 실정을 잘 모르는 국내 관련 생산업체 및 수출업체들은 물량에 목매인 채 바이어들의 농간에 놀아날 수밖에 없었다. 악질 에이전트의 전형적인 과당경쟁 유도에 우리 업체 스스로가 발목을 잡혀 나간 것이다.
게다가 국내 전통의상용 원단 수출 관련업체는 이번 자율규제에 참여한 9개 업체 외에도 6개 업체가 더 있다. 우리 스스로가 아직도 과당경쟁의 요소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절대적인 원단공급국이면서도 이윤을 지키지 못하는 遇를 거듭할 수밖에 없는 충분한 빌미가 된다.
이참에 국내 PET직물 9개사가 자율규제 지침을 마련하고 시장보전과 제값받기에 한목소리를 낸 것은 다름 아니다. 이제 우리 스스로가 이 시장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바로 카피 상표위장 과당경쟁 등을 되풀이하는 상황에서 절대물량 공급국으로서 우위는커녕 자칫하면 한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송두리째 뿌리 뽑히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이날 9개 PET직물 업체가 자율규제 5대 지침 마련과 함께 정부에 터키 이란 지역과 연계한 시장개척단 파견과 두바이 현지 텍스타일 마켓(삽) 진출을 위한 지원을 건의한 것은 이와 궤를 같이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직수조가 앞장서 마련한 중동 전통의상용 수출 자율규제 5대 지침은 지난 2004년 PET직물 수출 자율규제 방안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자율규제는 2005년 WTO의 쿼터폐지 프로그램을 앞두고 국내 PET직물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차원이었다.
그러나 2004년 마련한 자율규제 방안은 장관 승인까지 떨어졌지만 몇몇 업체의 반대 때문에 시행도 하지 못한 채 사장됐다. 이는 결국 국내 PET직물 산업의 경쟁력 상실과 함께 수많은 업체의 途中下車를 불렀다.
우리나라 PET직물 수출은 80년대부터 직수조의 물량규제와 품목별 지도가격제를 통해 볼륨을 키워왔다. 이는 지난 95년 단일품목으로 연간 45억 달러가 넘는 최대 수출품목 중 하나로 꼽히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자율규제가 명목상으로 흐지부지 하면서 2008년 기준 PET직물 수출은 15억 달러를 약간 웃도는 데 그쳤다. 전성기 수출의 1/3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는 한마디로 업계 스스로의 자율규제야 말로 산업 및 업체의 경쟁력을 배양하는 자양분이 될 수 있음을 반증한 셈이다.
직수조를 중심으로 PET직물 9개사가 펼치는 중동 전통의상용 직물 수출자율규제가 중동시장 확대, 그리고 PET직물 산업을 동시에 살려나가는 兩手兼將의 묘가 될 런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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