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염색과 패션의 프론티어
이진옥 이진옥 천연염색 대표
인체친화·자연의 색으로 웰빙실현
독창적인 감물염색 대중화에 앞장
앞서가는 컬러·트렌드로 상품화
이시아 폴리스 입주 생산 현대화
친환경 웰빙(well-being)트렌드. 이젠 피해갈 수 없는 생활의 중심에 서 있다. 공해와 유해성분이 범람하는 일상생활에서의 의·식·주는 시나브로 웰빙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의생활은 어떤가. 톨루엔, 가성소다 등 유해 성분이 범람하는 옷들이 세상을 뒤덮고 있다. 그러나 이미 세상 속에 진입한 웰빙 바람은 이들 옷들이 범람하는 행보에 제동을 걸고 있다. 친환경 자연염색이 그 중심에 서있다.
자연에서 축출한 물감으로 섬유를 염색하는 이른바 미문명의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 천연염색은 유해성분이 전무한데다 자연의 색을 그대로 섬유에 접목한 것이어서 인체친화, 웰빙과 딱 맞아 떨어진다. 천연염색은 소재의 친환경 바람인 오가닉(organic)과 찰떡궁합이다. 섬유생산 전 공정에 거쳐 원료와 조제, 염료에 이르기까지 인체친화형 섬유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 또한 치열하다.
그러나 전통방식에 의한 하이테크가 배제된 이러한 공법들은 또 다른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한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천연염색도 예외일 수가 없다. 염색의 품질을 좌우하는 견뢰도가 가장 큰 벽이다.
천연염색을 하는 기업치고 견뢰도를 향상시키는 공법에 고민하지 않는 기업이 없을 만큼 견뢰도 안정은 현안 타개과제로 남아있다. 대구 수성구에 소재한 이진옥 천연염색(공방)이 부각되는 이유다.
이 회사는 섬유소재 구분 없이 천연염색 품질을 일반염색 품질과 동일한 견뢰도를 보여주고 있다. 타 업체가 개발하지 못한 특수 공법과 원료를 사용해 이 같은 결과를 얻어내고 있다. 염색품질만이 아니다. 염색과 제품(의상)디자인, 의상제작까지 일괄 생산라인을 갖춘 공정과 전문가가 포진해 있어 천연염색제품에 관한 노하우와 기술력이 발군이다.
국내에 수많은 천연염색 기업이 있지만 염색에서 제품까지 비교우위를 점한 기업은 드물다.
이진옥 천연염색은 이미 국내 대표 천연염색제품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3년 연속 10%이상의 매출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올해와 내년에는 15억 원 매출도 넘보고 있다.
마케팅으로 제2의 도약
감물, 쪽, 먹, 홍화, 소목 등이 이진옥 천연염색이 주로 사용하는 염료. 이중 감물은 전체의 50%를 차지할 만큼 감물염색에 대한 애착이 깊다. 노하우도 쌓여있다.
감물염색 품질은 타 업체와의 비교를 거부한다. 우수한 견뢰도에다 문양까지 침염으로 생산해 낼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불규칙 문양부터 일정한 배열을 이루는 문양까지 생산해 낸다. 남이 모방할 수 없는 염색공법 및 특수 장치를 이용해서다.
이진옥 사장은 “염색과 염색 전 부가장치 그리고 건조 공정에서 나만의 공법을 개발해 차별화된 고급품질의 천연염색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며 “향후 이 같은 원리를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정립하고 공법에 적용해 천연염색 제품의 보급화를 이루는 게 꿈”이라고 했다.
이진옥 사장 스스로가 정형화된 문양을 생산하고 있는 것은 남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독창적인 기술이라고 자부한다. 먹물 염색에서도 노하우는 발군이다.
먹물염색의 골칫거리는 견뢰도 저하에 따른 이염(탈색). 먹물 염색제품 대다수가 이염으로 인해 상품화에 제동이 걸린다. 이 정도면 세탁견뢰도가 2-3급 범주에 속한다.
그러나 이진옥 천염염색은 이염을 방지할 수 있는 특수 원료와 염료. 그리고 공법을 이용해 먹물제품의 꿈의 견뢰도 4-5급을 실현해 냈다. 이 공법은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시장에서도 독창적 기술로 통한다. 공법 중에는 공정순서도 포함돼 있다.
이진옥 천연 염색이 이 난제를 타개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복합 침염공법도 이 회사만의 빠뜨릴 수 없는 분명한 색깔이다. 염색공정만 수차례 반복하면서 견뢰도 향상과 칼라의 다양성, 문양까지 얻어내는 공법을 보유하고 있다.
“복합침염공법은 수년간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얻어낸 나만의 공법입니다. 누구나 쉽게 모방할 수도 없는 기술이지요.” 환하게 웃는 그의 얼굴에서 시행착오를 통한 값진 선물을 읽을 수 있었다. 염색품질의 고급화에다 제품디자인, 생산까지 일괄라인을 가동할 수 있다는 점도 이 회사만의 경쟁력이자 색깔이다.
“천연염색만 하는 일반 업체와는 많이 다릅니다. 직접 제품디자인을 하고 소품, 의상 등을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염색과 제품생산 공정간 상호 피드-백(feed-back)을 할 수 있어 품질의 고급화와 차별화를 꾀하는 노하우가 쌓였다고 봅니다.”
이진옥 사장은 “염색과 제품생산을 직접하다보니 제품 특성에 따라 염색공법도 다르게 나타난다”고 했다.
사실 이진옥 사장 부부는 대구패션계에서 장기간 경험을 쌓은 패션계 베테랑이다. 남편인 황준학 사장은 대구의 간판 패션브랜드를 두루 거친 베테랑이고 이진옥사장은 패션기업을 경영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디자인과 제품특성에 따른 천연염색품질을 미리 설정, 생산하는 장점을 안고 있다. 이진옥 천연염색만이 갖는 경쟁력이다.
천연염색제품 소비자는 아직도 한정돼 있다. 선호하는 층과 소비자도 극히 제한적이다. 그러나 이진옥 사장은 분명한 공략대상을 정했다. 이 정도 품질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소비자 타겟은 유아복과 임산복, 그리고 기존의 타겟층인 40~50대 소비자다. 지금까지 40~50대층을 겨냥해 연간 1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사장은 유아복을 겨냥한 대체 염료를 개발중이다. 그동안 황토가 유아복의 주 염료였지만 단순한 칼라로 소비자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해 수요를 불러일으키는데 한계를 느꼈다. 바로 유아들이 선호하는 파스텔 톤의 다양한 색상을 낼 수 있는 염료와 공법 개발이 그것. 임산복도 마찬가지. 주로 20~30대층 여성 대상인만큼 현대적 감각과 트렌드를 맞춘 새로운 개념의 천연염색 제품개발이 필요하다는 것.
“엄마와 아기가 동시에 입을 수 있는 편하고 세련된 옷을 개발하는 것이 1차 목표지요.” 이 사장은 이를 위해 지난해 이시아 폴리스 산업단지 부지 1800㎡(550평)를 신청, 배정받았다. 현대식 건물에다 각종 연구시설, 생산공정을 현대화 해 이 같은 목표를 앞당기겠다는 포부다.
현재 직영매장 한곳, 대리점 3곳, 취급점 4곳 등 총 8개 매장을 가동하고 있다. 월 평균 300피스의 천연염색제품이 이들 매장을 통해 소비자에게 공급되고 있다. 차별화된 제품특성과 품질을 보증하기 위해 자체 상표등록 ‘이진옥 천연염색’을 마쳤으며 디자인 등록, 의장등록 등 총 3건과 감물무늬 염색 특허출원도 마쳤다.
공동으로 천연염색 보급 앞장
이진옥 사장이 주축이 돼 3개월간의 준비 끝에 (가칭)대구경북천연염색조합이 7월중 탄생한다. 공동노력을 통해 천연염색제품의 보급화에 앞장서자는 취지에서다. 초대 이사장으로 이진옥 사장이 추대됐다. 회원은 총 26개사. 회원사는 대구(7개사), 영천(5개사), 청도(4개사)를 비롯 대구경북 지역의 정예 업체가 힘을 결집했다.
경북도가 계획 중인 경북 신섬유 발전전략에도 조합이 큰 힘을 보탤 것으로 이 사장은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