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고동락’ 장기근속자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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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기업]경영핵심 대상은 ‘인재’

샐러리맨들에게 ‘희망의 메세지’ 안겨줘


평안섬유 ‘PAT’ ‘네파’ ‘엘르골프’
‘스노픽’으로 캠핑용품시장 확산 기폭제 될 듯

▲ 평안섬유가 일본 ‘스노픽’과 사업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스노픽의 토루 야마이 사장과 PAT 김형섭 사장
‘일은 사람이 한다’는 말이 있다. 좋은 일, 잘될 수 있는 일, 모두 사람이 한다. 배려와 사랑도 역시 마찬가지다. 인재의 소중함,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더 좋은 인력으로 만들어나가는 것 역시 사람의 몫이다.
지난달 기자는 정년퇴직한 사람을 만났다. 오랫동안 쌓아온 정이 있었으며 무엇보다 내가 사는 집과 가까워서 부담이 없었다. 회사를 그만두기 2달 전 잠깐 만난 적이 있다. 그는 정년이 56세인 회사규정과 상관없이 연치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그는 늘 업무에 쫓겼지만 밝게 웃는 모습이 고마웠다. 하지만, 그는 이것저것 다 버리고 회사를 떠나야 하는 시점에서 아픔을 안고 있는 듯 약간은 슬퍼보였다.
그 후 최근 만난 그의 모습은 달랐다. 활짝 웃으면서 대하는 그는 삶이 늘 감사하고 은혜로운 기운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 역시 기분이 좋았다. 어떻게 지낼까? 어렵고 힘들지는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한마디 말로나마 희망의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업무를 떠난 이후에도 여전히 소식이 궁금했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것이 나의 기우였음을 감지했다.


“어떻게 지내시는지”라는 상투적인 말에 그는 “회사일 하지요”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년퇴직은 했지만 여전히 급여가 나온다고 말하면서 그가 했던 일의 감사 정도를 하는 고문역이라는 것이다. 매일 출근은 하지 않지만 분기별 사후 심사 같은 것이라고 했다. 경험이 중요한 것 같은 표현이었다. 그것을 하게 되어 ‘행복하다’면서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넘쳐났다.
그는 20대에 서울에 올라와 부장으로 정년퇴직까지 한 회사에 몸담았다. 약 30여년을 일해 왔으니 정년은 얼마나 서글펐을까 생각했다. 영업 광고 홍보 비서까지 맡았다. 일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 신명났던 것으로 기억했다.
PAT 평안섬유는 지난 1947년 설립된 민족기업이다. 그 후 개척기를 지나 성장기 재도약기를 너머 이제 신성장기를 맞고 있다. 최근 일본 캠핑용품 회사인 스토 픽(Snow Peak)과 제휴하면서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평안섬유 김형섭사장은 일본 캠핑용품 제작회사 ‘스노 픽’의 토루 야마이 대표를 개인적으로도 잘 알고 있다. “자연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가 바로 캠핑”이라는 교감이 통해 맺어졌다. ‘스노 픽’은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아버지 물건을 아들이 물려받아 쓸 수 있도록 만드는 반영구적인 것이 특징이다. ‘스노픽’의 제2대 CEO인 야마이 사장은 오토캠핑, 플라이낚시와 사진촬영 등 아웃도어 분야 달인이란다. 일본처럼 등산뿐 아니라 오토캠핑, 카약, 하이킹 등 다양한 아웃도어가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추세에, 한국도 적극 편승할 것으로 보인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아무리 기계가 발달했다하더라도 결국 그 기계를 운용하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엘르골프’ ‘네파’ ‘PAT’ 평안섬유 행보에 축복의 함성이 커지고 있다.


원고 마감직전 김 형섭 사장과 전화통화를 했다. ‘스노 픽’과 협력을 축하하면서 지난해 정년퇴직한 권술이 부장의 이야기를 꺼냈다. 김사장은 “오랫동안 고생한 사람에 대한 배려다”면서 말을 맺었다. 패션업계 전반 침체 국면 속에서 서로의 어려움만 토로하는 요즘, 평안섬유가 보여준 배려는 많은 셀러리맨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이것 역시 사람이 하는 것이다. 일을 할 수 있듯 우리는 배려와 사랑도 할 수 있다. 우리업계 현황이 실로 밝지는 않지만 작은 배려로 환한 기운이 넘쳐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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