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장 생산직 13명 중 11명이 장애인
‘나눔 일자리’ 사회적 기업 역할 충실
1만5000명의 관중이 운집한 성남과 일화의 축구 경기, 서태지의 야외 콘서트, 용인 에버랜드 축제. 만약 이 곳에 갔다가 예기치 않은 비가 내렸다면 관람객들은 이 회사가 만든 비옷을 입었을 가능성이 99%다. 비 오는 날 퀵서비스 오토바이 운전자, 백화점 주차 유도원 들이 우의를 입고 일하고 있다면, 역시 틀림없다.
국내 우의 시장 60%를 점유하고 있으며 단체용 우의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태광산업(대표 주재헌) 얘기다. 5만 명을 수용하는 잠실 야구장 관람객에게 바로 당일 날 우의를 입힐 수 있는 물량을 항상 보유하고 있어 이벤트 업체 관계자들 수첩엔 항상 이 회사 연락처가 들어가 있다.
태광산업은 장마철이면 그야말로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일하는 곳이다. 본격적인 우기가 닥치는 7월부터 여름이 끝날 때까지 한해 장사를 다 하기 때문에 이 시기가 그 해 매출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된다.
지난 9일 서울 상봉동의 태광산업 공장은 12명의 생산 직원이 우의 제작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대부분 앉아서 작업 하는 모습이 낯설었다.
“서울 공장 직원 13명 중 11명이 지체 장애인이고 비장애인은 2명 뿐 입니다.” 태광산업이 본의 아니게 사회적 기업 역할을 하게 된 사연은 이렇다. 지난 2000년 관내 사회복지관에서 지체 장애인 1명을 소개해 직원으로 받아들였다. 주 사장은 몇 개월 일하다 그만 둘 것으로 생각했으나 이 직원은 그 뒤로도 쭉 성실한 근무자세를 보이며 금새 일에 익숙해졌다.
이 일이 계기가 돼 장애인 직원을 지금처럼 11명까지 늘리게 됐다. 주 사장은 “아무래도 능률은 떨어지지만 오히려 성실함과 근면함은 일반인 보다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서울 공장에서는 비교적 단순한 제품을 생산하며 손이 많이 가는 고가 제품은 부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올해는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예년과 비교해 우의 수요가 적었으나 주 사장은 크게 괘념치 않는 분위기. 그는 “비가 많이 오면 매출이 늘어나니 좋죠. 그러나 사회는 나만 좋아진다고 돌아 가는 게 아닙니다. 가능하면 서로 나누며 사는 삶이 가치 있다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국내 우의 시장 60% 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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