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3일간 일정을 마치고 폐막한 대구패션페어. 올해로 6회째를 맞는 페어는 섬유, 패션도시 대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외 시장의 수출 활로를 개척한다는 취지로 6년 전 출범했다.
그러나 행사목적과 취지를 살린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갈 길은 멀고도 험난함을 실감했다. 안방잔치로 본다면 시각에 따라 만족할 수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지역 패션제품의 수출시장 개척 측면에서는 험난한 과제를 남긴 행사였다.
100여 개 참가기업이 250부스를 마련한 대구패션페어. 주관 측은 7개국 350여 명의 바이어가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첫날 개막식을 전후해 중국계 바이어 수십 명이 몇 개 그룹을 형성, 움직인 것 외에는 바이어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개막 이틀째도 다를 바 없었다.
테마별 대표 출품기업 부스를 찾아 이틀간 상담 내용과 방문 바이어를 스케치해본 결과는 참혹했다. 상담은 커녕 바이어의 발길이 아예 없다고 했다.
-지금까지 방문한 바이어가 몇 명쯤 되느냐
“글쎄, 4~5명 정도?”
-상담 내용을 보면 실질적인 바이어 여부를 알 수 있을 텐데…
“그저 그렇다.”
전시장 전체 부스 분위기를 반영한 답변인 듯했다. 중소브랜드 몇 개 부스는 아예 부스를 비울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김광배 대구경북패션조합 이사장이 그동안 연계해온 중국 바이어와 실질적인 상담을 벌여 ‘메지스’, ‘카키바이남은영’ 등 조합 몇 개 브랜드와 총 50만 달러 상당의 수출 상담과 계약실적을 거둬 체면을 살린 셈이 됐다. 특히 페어 컬렉션이 그런대로 성공적으로 치러져 위안을 삼을 만했다.
6년째 거듭해온 2011 대구패션페어의 현주소였다. ‘무엇을, 왜, 어떻게’라는 행사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요소에 대해 어느 누구도 고민하고 노력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250개 부스에 불과한 소형 페어행사를 치른다고 대구도 아닌 서울에 소재한 홍보대행사에 홍보를 맡긴 사례도 빈축을 사기에 충분했다.
홍보대행사는 페어개막 전후를 막론하고 홍보의 ‘홍’자도 모르는 듯 일관했다. 폐막 후 하루가 지나도 결과에 대한 집계도 내놓지 못했다.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평점 이하의 홍보대행사를 그것도 대구도 아닌 서울업체로 선택한 이유 또한 참으로 궁금하다.
페어 주관 측은 이번 행사 기간 중 총 2700만 달러의 상담과 200만 달러의 계약실적(수출 100만, 내수 100만)을 거뒀다고 최종 집계했다.
사실이라면 대 환영할 일이지만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결과야 두고 보면 진위가 밝혀지겠지만 역시 의문이다. 페어에 참가한 기업들이 이 같은 집계 결과를 듣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참으로 궁금해진다.
2011 대구패션페어 폐막, 무엇을 남겼나
저작권자 © 한국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