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 예보와 달리 날씨 좋아 참가자들 환호
1.등반이 능사는 아니다. 등반이 시작되기 전, 허영호 대장의 지도 아래 참가자들이 몸풀기를 하고 있다.
2. 등산복과 등산화가 전부는 아닙니다! 이번 등산에는 양복 바지를 입고 산행을 한 참가자가 눈길을 끌었다. 대한방직 직원인 이 참가자는 “평소 산행할 때 구두나 양복 바지를 입고 오르곤 한다”며 “등산복도 있지만 양복 바지 세탁할 때도 됐고 무엇보다 등산바지만큼 편해 입고 왔다”고 전했다. 수십 만원에서 백만원이 넘는 고가 브랜드가 넘쳐나는 아웃도어 시장. 이를 본 다른 사람들은 오히려 당당해서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글·사진=강재진 기자
3. 석빙고가 따로 없다. 성안에서는 박상태 대표를 비롯, 회사 임직원 5명이 함께 산행했다. 용암문에 들어서면 갑자기 앞이 탁! 트이며 맑은 바람이 불어온다. 가파른 산길을 올라온 뒤 느끼는 시원함이 일품이다. 사진=강재진 기자
4. 산행이 끝나고 등반을 기념하는 축제가 열렸다. 참석자들이 섬유패션업계 화합을 도모하며 풍선을 날리고 있다.
“유쾌하고 즐거운 체력검증의 시간이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노희찬 회장은 등반대회가 끝난 후 현장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지난 5일 북한산에서 열린 ‘허영호 대장과 함께하는 섬유패션인 등반대회’가 비가 온다는 예보에도 불구하고 신청자 대부분이 참여한 가운데 무사히 마쳐졌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섬유의 날 제정과 장학재단 설립 취지를 홍보하고 섬유패션인으로서 자긍심 고취와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였다.
이날 등반에는 약 700여 명<섬산련 추산>이 참석했으며 단체로 참여한 기관 또는 단체는 출발전 기념사진을 찍고 파이팅을 다짐하는 등 즐거운 분위기로 시작됐다.
등반을 이끈 허용호 대장은 인사말에서 “즐거운 산행이 되길 바란다”며 “북극이나 남극, 에베레스트 산도 다 가봤다. 궁금한 점에 대해 물어보면 답해 주겠다”고 말해 호기심을 자아냈다.
이날 등반은 오전 9시30분까지 국립 4·19 민주묘지에 모여 단체로 출발해 진달래 능선, 대동문, 용암문, 도선사, 도선사 주차장, 우이동에 이르는 코스로 진행됐다. 내빈들이 기수와 함께 출발해 백련사까지 간 다음, 이후에는 자유산행으로 이어졌다.
산행 중 참가자들은 “(회사 동료들 중) 비가 온다고 해서 못 온 사람도 있는데 비가 오지 않아 다행이다. 장학재단 기금 조성에 좋은 조짐 아니냐”고 덕담을 나누기도 했다. 공주 유구에 있는 업체 사장들은 한국 자카드섬유 연구소와 함께 단체로 관광버스를 타고 와 우의를 다지기도 했다.
등반 후에는 우이동 공터에 임시로 행사장을 만들어 등산에 참여한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행사가 열렸다.
이날 등반을 통해 모인 장학재단 기탁금은 총 2300만원 이었다. 여기에 콜핑 박만영 대표는 1000만 원을 쾌척, 총 3300만 원이 조성됐다. 콜핑은 이밖에 등반 후 개최된 경품식에도 상품을 제공해 참가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하루 만보 걷기 꼭 실천하세요”
노희찬 회장, 1년 365일 하루도 안 걸러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노희찬 회장은 이날 등반대회에서 젊은 사람 못지 않은 노익장을 과시했다. 노 회장은 등반 도중 대열이 쉬는 지점에서도 쉬지 않고 꾸준히 발걸음을 옮기며 지치지 않는 체력을 유지했다.
비결이 뭘까? 노 회장은 하루 1만보 걷기를 강력히 추천했다. 그는 “하루 만보 걷기를 시작한지 이제 5년차에 접어들었다”며 “5년만 더 빨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 30~40대 젊은이들도 늦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하루 만보 걷기를 해 보는 게 어떠냐”고 권했다.
그는 “아침에 출근 전 3000보, 회사에서 3000보 정도를 걷는다. 경산 공장이 2만여 평 되는데 한바퀴 돌면 3500보 정도가 된다. 그리고 늦어도 저녁 후 나머지 4~5000보를 걷는데 이게 건강에 아주 좋다”고 말했다. 대외적인 행사와 해외 출장이 많은데 외국에 나가서도 만보 걷기를 하느냐는 질문에는 “1년 중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거르면 안 된다. 외국에 나가면 숙소 근처를 돌거나 사정이 안되면 호텔 피트니스센터에서 파워조깅을 한다”고 했다.
또 “1만보는 보통 6~7km정도 된다. 처음엔 시간이 걸렸으나 이제는 1시간~1시간30분 정도면 된다”며 “시간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다. 하루에 건강을 위해 한 시간 반도 쓰지 못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정기창 기자 [email protected]
“세계적 고산과 달리 낮은 산은 즐겁다”
허영호 대장
허영호 대장은 이날 면바지에 ‘콜핑’에서 기념품으로 제공한 티셔츠를 입고 가벼운 산행을 즐겼다.
-극지에 갈 때 어떤 옷을 입나, 가장 힘들었던 경험은.
▶ 두꺼운 옷보다는 얇은 옷을 두 겹 정도 껴 입는다. 고지대로 가면 몸에 얼어붙은 얼음도 30분~1시간이면 말라 피부가 보송보송해 질 정도로 기온 변화가 심하다. 95년 러시아 북극점을 갈 때가 제일 힘들었다. 영하 50도, 1800km 길을 갔다.
-세계적 고산들과 우리 주변 낮은 산의 등반 차이점은.
▶ 땀 나는 건 똑같다.(웃음) 하지만 낮은 산은 즐겁다는 게 다르다. 주변 경치도 보고 큰 힘 안들이고 갈 수 있다. 고산을 가려면 암벽, 빙벽을 오르는 기술 등반 훈련이 필요하고 심폐능력 향상을 위해 달리기를 하는 등 체력을 기르는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보통 사람들은 눈, 비가 와도 필요하면 산에 가서 잠자는 연습도 해야 된다.
-기업체 협찬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등반가들은 협찬 없이는 원활한 등반을 할 수 없다. 필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이상하게 등산용품 업체들과는 인연이 없더라. 손 벌린 적도 없지만 한번도 협찬을 받은 적이 없다.(웃음)
-얼마 전에 故 박영석 대장을 잃었다.
▶영결식장에서 그랬다. “에이씨, 잘 좀 하지.” 가슴 아픈 일이다.
/장유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