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제고·오더수주 기반 구축…시민들과 ‘소통’의 장 마련
명실상부 글로벌 컬렉션 위해 대외적 관심유도 배가해야
‘프레타포르테 부산 2012 F/W’가 관람객 9884명(주최측 공식집계), 참관인원 1만2000여 명이 참가한 성공적 컬렉션으로 폐막했다. 부산지역을 대표하는 이미경, 이영희, 조명례(컬렉션 개최순)와 중견 남성복 디자이너 서은길, 스티브 앤 비비안, 지엑스지 등 젊고 감성적인 디자인을 자랑하는 중국브랜드, 금기를 깨뜨리고 충격적 무대로 주목받는 프랑스 샤를르 르 민두, 신선함으로 중무장한 스티브J&요니P, 하상백이 감도 높은 컬렉션 무대로 갈채를 받았다.
패션시장의 경기침체에도 불구, 부산시(시장 허남식)가 주최하고 부산경제진흥원이 주관, 지역대표 디자이너와 국내외 감각파들을 집결시켜 12회의 패션무대를 성료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부여됐다.
잠시 주춤했던 ‘프레타포르테 부산’을 국제영화제와 함께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축제로 육성시키겠다는 중장기 전략 아래 디자이너인 조명례를 준비위원장으로 패션인들 입장에서 전문성을 더 했다.
또한 패션계에서 젊은층들로부터 스타급 환영을 받는 감각파들을 참가시킴으로써 부산지역 관람객들이 예년에 비해 대폭 확대됐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600여석의 패션쇼장이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채워졌으며 하상백, 스티브J&요니P는 1000여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려 ‘패션산업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감각적 트렌드 발신
이번 ‘프레타포르테 부산 2012 F/W 컬렉션’은 유럽, 아시아 지역의 유망한 디자이너와 국내의 수준 높은 기성 디자이너 및 떠오르는 신진 디자이너의 쇼를 다양하게 선보여 인기를 모았다. 특히 부산지역에 거점을 둔 조하나, 제갈신은 선배디자이너와의 멘토링시스템으로 첫 데뷔무대를 가졌으며 탄탄한 기본기와 절제된 디테일, 완성도로 주목받았다.
행사 주최측인 부산시 관계자는 “이번 컬렉션은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들의 개성 있고 감각 있는 작품을 선보이며, 최신 트렌드를 앞서 체험하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라며 “특히 다분할 LED 무대시스템과 온라인 생중계, 수출상담회 등 국제컬렉션의 위상에 걸맞는 차별화된 행사 운영으로 대한민국 대표 패션 행사로써의 면도를 여실히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본 행사를 총괄 연출한 공지우 감독은 “이번 2012 프레타포르테 부산은 두가지의 기능적 측면의 업그레이드를 목표로 기획되었다”고 밝혔다. 첫 번째 측면은 바잉과 수주를 목표로 효과적 연출에 매진하는 것과 두 번째는 행사 이미지 제고와 시민들과 ‘소통’의 장을 마련한 것.
국내 최초 다분할LED 화제
국내 패션쇼 최초로 적용된 다분할 LED 스테이지시스템 대형화면과 5분할 클로즈업기법은 단순히 순수한 시각적인 효과뿐 아니라 실제로는 의상의 구석구석을 노출시켜 의상을 특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했다.
2층에 별도의 비즈니스룸을 만들어 디자이너와 바이어간 1대1 미팅을 도왔다. 부산의 이영희 프레젠트는 대만바이어와 오더수주를 진행 약 20만 달러의 실적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렸다. 그 외에도 디자이너와의 팬미팅을 비롯 공식홈페이지를 기반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온라인 이벤트 등 부산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열린공간형 이벤트로 만들어 냈다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한편, 일반 관람객들을 위해 디자이너들의 의상스케치와 작품 전시회, 캐딜락 신차 전시회가 있었고 “스타일리시하게 인생을 사는법”이란 주제로 방송인 홍석천이 특강을 해 관심을 유도했다.
주최측은 “2012 프레타포르테 부산은 당초 목표였던 행사위상제고와 집객, 참여디자이너들의 수주시스템 마련 등을 실현, 예년보다 뛰어난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행사를 지켜 본 관련 업계는 “목표를 달성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컬렉션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바이어 초청과 오더 확대, 대외적 언론관심유도 및 홍보에 대한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으로 조언했다.
컬렉션,역대 최다 관람객 자랑
초심으로 돌아가 프레타포르테 부산을 적극 인지시키기 위해 대중의 사랑을 받는 감각적 디자이너와 신뢰를 받는 지역대표 디자이너를 아우르는 컬렉션을 적절히 진행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샤를르 르 민두(Charlie le mindu)의 쇼가 펼쳐졌는데 그는 지난 ‘2011 런던 패션위크 S/S 컬렉션에서 ‘패션쇼의 금기’로 여겨지는 전라의 모델을 무대에 등장시켜 패션계의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프레타포르테 주최 측이 “한국의 정서를 최대한 반영해 적절 수위를 지켜 달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르카 금지령(Burka Curfew)’을 주제한 무대에서는 당초 주최 측의 우려와는 달리 안정적 수위를 유지하면서 기존틀을 벗어난 파격을 과시했다. 사람의 머리카락을 소재로 한 드레스는 비상한 관심을 모았는데 시폰과 헤어드림스 헤어와 가죽 등 타 소재간의 절묘한 디자인 성향이 관람객들을 매료시켰다.
중국의 ‘스티브앤비비안’은 닝보박람회에서 적극 지원하는 브랜드로 로맨틱하고 여성스런 스타일과 경쾌하면서도 시크한 캐주얼 패션을 함께 제안했다. 중국 전역에 1500개 매장을 소유하고 한 개 브랜드로 연간 5500억 원의 외형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남성복, 진 브랜드 ‘지엑스지’는 컬렉션 참가는 물론 바이어로서 한국의 남성복 기업과의 조인 및 오더수주를 희망했으며 새로운 남성미를 발산하는 캐릭터한 최신 의상들을 제안했다.
최다 관객몰이를 한 하상백은 스트리트 패션에서 볼 수 있는 체크 셔츠와 데님 팬츠의 변형을 통해 도시적 쿠튀르디테일, 실험적 결합 등 튀는 발상의 의상들로 젊은 매니아들의 환성을 자아냈다. 실력파 스티브J&요니P는 벌키한 우주복, 퀼팅된 가죽자켓, 브라이트한 니트, 몸을 따라 흐르는 실키 드레스를 선보였고 ‘And the Moon came mearer...’를 테마로 이러한 의상들을 입고 우주를 떠돌아다니는 상상을 유도했다.
중견 남성복 디자이너 서은길은 ‘아버지’를 테마로 낡은 앨범속에서 발견한 근대 변혁기를 살아온 아버지의 모습을 그리고 감사의 메시지를 컬렉션 무대에 표현했다. 세련되고 중성적 이미지에 캐주얼한 디테일의 포멀웨어를 편안하고 고급스럽게 연출했다.
지역 중견들 VIP 신뢰 입증
이미경 디자이너는 ‘회귀’를 테마로 일상생활에서 둘러싼 모든 것들과의 소통을 통해 고객과 호흡하는 것에 집중했다. 클래식하면서 모던함을 접목한 여성쿠튀르를 지향, 자연스런 곡선을 우아하게 표현한 세련된 의상들을 제안했다.
블랙과 그레이, 브라운, 베이지, 네이비 컬러에 벨벳, 울, 레더, 폭스퍼, 레오파드 프린트된 패딩을 접목했다. 이영희 프레젠트는 ‘맛있는 장날’이란 독특한 테마로 “어릴적 장날을 기다리던 설레이는 마음으로 이번 컬렉션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프로패셔널한 의상프로듀서로서 세계 여러나라의 장날, 우리나라의 흥겨운 장날의 에너지를 옷으로 표현한 이영희 디자이너는 카키와 브라운, 따뜻한 느낌의 압축 캐시미어, 플리츠 가공한 폴리와 실크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피날레를 장식한 조명례 디자이너는 ‘공존’을 테마로 쿠튀르의 진수를 과시했다. 다양한 개성이 하나의 세계로 어우러져 간다는 의미에서 각기 다른 소재, 컬러와의 만남을 시도했으며 여성스런 실루엣과 깊이감 있는 컬러 접목으로 세련된 컬렉션을 보여줬다. 마지막 무대에서는 깃털장식과 매력적 실루엣으로 글로벌 축제를 연상하는 드레스를 무대에 올려 갈채를 받았다.
부산지역의 한계를 벗어나 대구컬렉션의 6명 디자이너들이 모인 ‘식스플러스’가 한 무대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2011년 6명의 디자이너들이 모여 참여한 뒤 각각 자신의 브랜드들을 런칭했으며 항상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의미의 ‘식스플러스’는 각양각색의 특장점을 잘 살린 여성컬렉션을 제안해 흥미를 유발했다.
부산패션 미래 짊어질 ‘참신한 신진 발굴’ 큰 성과
조명례 디자이너 멘토로 <조하나, 제갈신>데뷔 무대
‘프레타포르테 부산’의 큰 수확 중 하나는 ‘참신한 신진들의 발굴과 육성’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컬렉션에서 첫 단독 데뷔 무대를 가진 <조하나>, <제갈 신> 디자이너는 한마디로 ‘야무진’ 신진으로 무한한 성장가능성을 내포한 ‘씨앗’과도 같았다.
조하나, 제갈신은 부산을 대표하는 조명례 디자이너가 멘토를 자처하면서 작업 이전단계부터 작품에 이르기까지 컬렉션을 구성하는 모든 부문에 있어 직접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기본기 탄탄, 기성들 긴장해야” 칭찬
<조명례 오뜨>의 디자이너 조명례<사진>는 “부산을 아끼는 디자이너로서 서울로 진출할 수도 있었지만 거점을 두고 떠나지 않았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