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영향으로 EU 시장이 미국을 따돌리고 중국, 베트남에 이어 3위 섬유수출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對EU 수출은 2월부터 FTA 발효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수출이 확대되기 시작해 14억1800만 달러를 기록, 13억4200만 달러의 대미 수출 규모를 능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또 하반기 미국 신용 등급 강등 조치, 유로권의 재정 위기 우려 등으로 수출이 둔화되기 시작한 과정에서도 對EU 수출은 발효 날짜인 7월1일을 기점으로 하반기 동안 15.7% 늘어났다. 이는 대미(15.4%), 대세계 수출 증가율(8.9%)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
수입 증가율은 수입관세 철폐 및 인하에 따른 가격 경쟁력 제고로 빠르게 늘어나 28.3% 증가했다. 따라서 수출 증가율을 상회하는 수입 증가로 대EU 무역 수지는 작년 하반기 적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산업연구원은 무역수지 적자 기조는 EU의 재정 위기에 따른 소비감소 등 전반적 수입 수요가 감소하고 글로벌 원자재가의 고공 행진으로 관세 인하에도 불구, 수출 단가가 크게 낮아지지 못해 가격 개선이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섬유산업이 범용성 소재에 치중됐고 중국 등 경쟁국과 가격 경쟁력 열위에 있다는 점에서 가격에 의한 수출 증대는 한계가 있고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관세철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중고가 전략 수출 품목의 고부가가치화 및 고기능성 부여로 차별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수출, 고용, 생산 확대가 모두 가능한 봉제 생산기반 강화도 절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적으로 우리나라의 대EU 수출 단가는 작년 하반기 kg당 31.5달러였으나 수입 단가는 291.0 달러로 우리의 10배에 달했다. 우리나라는 섬유 소재를 수출하고 명품 및 의류 등 완제품을 수입함으로써 단가면에서 불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은 “해외 생산 기지 이전으로 약해진 국내 봉제 생산 기능 강화를 위해 봉제 업체 밀집 지역 중심으로 영세 봉제 업체 전용 사업장을 지속적으로 확충해야 한다”며 “인력 확보, 섬유소재 업체 및 오더 수주 연계 등 생산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확대되야 한다”고 밝혔다.
FTA 효과로 대미 수출량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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