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에너지 절약을 위해 지경부가 기획한 여름철 의류 휘들옷이 국무위원들이 입고 나오면서 요즘 뜨는 브랜드가 됐다. 에너지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고안한 휘들옷이 올 여름 에너지 절약에 얼마나 기여할지 알수는 없으나 의류산업이 우리 사회에 공헌하는 기능은 예나 지금이나 막중함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의류산업은 섬유산업을 모태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 성장세가 커갈수록 의류산업의 성장 정도는 가파르게 올라갈 전망이다. 특히 주목을 끄는 분야는 IT융합형 섬유제품의 개발이다. IT융합형 섬유제품이란 기존 섬유제품에 IT기술과 문화, 정보 등을 접목시켜 고부가가치화 시킨 것으로 미래의 의류산업 진화를 선도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소위 ‘스마트 의류’ 또는 ‘웨어러블 컴퓨터’ 등으로 일컬어지는 IT융합형 의류는 2000년대 초반부터 엔터테인먼트와 건강 모니터링, 그리고 정보교류에 도움을 주기위한 용도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엔터테인먼트 용도로는 전도성 실과 광섬유 등을 활용해 소리나 진동, 동작에 반응하는 의류 제품이 개발됐다.
예를 들어 연주가 가능한 악기 모방 의류나 광섬유를 통해 다양한 색상의 빛을 발하는 의류, 온도에 따라 형태가 변화하는 의류, 착용자의 감정 상태를 표출하는 의류 등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형태의 엔터테인먼트의 의류가 연구된 바 있다. 우리나라의 연구기관과 기업에서도 시대 흐름에 따라 IT융합 섬유제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금속사를 이용한 디지털 섬유 개발로 대용량 데이터 전송용 섬유개발의 획을 그었으며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발열기능 차세대 군복, 심박모니터링 셔츠 등을 개발했다. 코오롱글로텍은 발열 스마트 섬유 히텍스(HeaTex)를 개발해 스포츠웨어로 출시하고 있으며 이들 제품들은 나날이 패션섬유 시장에서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면 앞으로 이러한 IT융합형 섬유제품 시장에서의 영역 다툼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점에 특히 우리 모두의 관심이 모아져야 한다. 한국의 IT융합형 섬유제품은 선진국과 비교할 때, 상용화 수준이 다소 뒤쳐져 있는 상황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는 해외 기업 등의 특허권 선점으로 인해 유사 제품을 상용화하는데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지 실제적인 보유기술은 선진국과 동등한 게 현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한국이 내세울 수 있는 IT 환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핸드폰이 세계 최강자로 갈 수 있었던 것과 K팝 열풍이 짧은 시간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적 IT 인프라가 널리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휴대폰 수요층이 10대에서 70대까지 골고루 분포돼 있으며 누구나 얼리 어탑터의 역할을 소화해내는 열성 소비층이 많다는 장점이 있다.
또 한류 덕분에 중국에서는 귀엽고 예쁜 한국산 휴대폰 하나 갖고 있는 것이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등 우리나라에 대한 이미지가 날로 높아지는 것은 국내산 IT융합형 의류제품의 시장성을 높여놓는 좋은 징조라 말할 수 있다.
스마트 의류 등으로 불리는 IT융합형 의류제품은 머잖아 우리 일상생활에서 커다란 패러다임의 변화를 몰고 올 것이 분명하다. 앞서 말했듯이 한국인의 기질에 적합한 IT융합형 의류시장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지금부터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
강철이 산업혁명을 일으켰듯이 IT를 통한 제2의 의류혁명을 한국이 주도하기 위한 정부와 관련기관간의 긴밀한 협조가 여느 때보다 절실한 때가 됐다. 여기서 한 두가지 제언을 한다면, 이 연구가 섬유와 IT의 융합을 통해 구현돼야 한다는 점에서 볼때 국내 최고의 기술과 인프라를 갖춘 기관들이 지역적 연고를 벗어나 광역연계를 통해 힘을 합쳐야 한다.
또 하나, 혁신적이고 창의적 기술개발을 수행하는 과정에 있어서 연구진들이 실패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고 자유롭게 연구에 매진하는 풍토가 마련됐으면 한다. 실패에 대해서도 부분적 성과를 인정해 준다면 더욱 용기있는 도전이 일어나지 않겠는가?
저작권자 © 한국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