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는 지난 23일 윤상직 제1차관 주재로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섬유업계 대표 및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섬유패션 산업의 동향 점검을 위한 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윤 차관은 섬유업계 애로사항을 듣고 외교 및 금융, 전력 당국 등과 협력해 업계 애로사항 해결에 전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건의한 업계 애로사항은 전력 요금 문제와 외국인 인력 배정, 무역금융, 반덤핑 및 세이프가드 등으로 압축된다.
국내 섬유업계는 상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으나 하반기에는 6.7% 증가해 연말에는 전년 대비 2.1% 늘어난 162억6300만 달러 달성이 예상된다. 그러나 올해는 유로존 위기로 인한 세계 경기 불황, 내수 경기 침체로 어느때보다 불안감이 지속되는 상황이어서 참석자들은 업종별 각종 현안에 대한 對정부 주문을 쏟아냈다.
■ 전기요금 인상 자제 및 경부하 적용
대한방직 설영기 대표는 “08년 이후 산업용 전기 요금이 49%나 올랐다”며 원가 상승의 직접적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산업용 전기요금이 여타 경쟁국에 비해 낮다는 인식이 있지만 주택용 전력요금 대비 상승률은 독일, 일본보다 높다”며 지나친 요금 인상 자제를 당부했다.
경부하, 중부하, 최대부하로 나눠져 있는 전력 요금체계에서 토요일 요금을 경부하 수준으로 낮춰달라는 요청도 이어졌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노희찬 회장은 “최대부하 요금은 경부하에 비해 요금이 3.5배나 비싸다”며 “연중, 시간대 구분없이 꾸준히 운영되는 산업 특성을 감안해 탄력적 운용으로 면방업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올 초 최대부하 요금을 적용받던 토요일 요금을 섬산련 등 업계 요청에 따라 오는 9월부터 중부하 요금을 적용키로 한 바 있다.
전기·전자분야에서 전력 요금이 차지하는 원가 부담율은 전체 비용의 1% 미만이며 석유화학 2~3%인 반면 면방업종은 10%를 차지하고 직물 역시 6~7%를 차지해 중요한 해결 현안으로 강조됐다.
■ 외국인 노동자 배정 확대와 탄력적 운용
거의 전 업종에 걸쳐 산업 인력 부족 문제가 거론됐다. 한국섬유직물수출입조합 박상태 이사장은 “최근 활황으로 대구에서 설비 증설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심각한 건 (이들 설비를 돌릴) 산업인력을 못구한다는 것이다. 해외 인력도 부족해 불법 인력을 씀으로써 심리적 불안감이 팽배해 있고 그나마 이마저도 구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해결해 줄것을 요청했다.
패션그룹형지 박흥식 대표는 “섬유는 중소기업이 99%이며 인력 부족율이 10%를 상회한다. 중국 인건비 상승으로 국내 생산 경쟁력이 올라가고 있으나 아직도 대구, 부산 등지의 원부자재 생산업체들이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력 도입을 섬유업종에 한해 6000명을 별도 쿼터로 배정하거나 제조업 전체 외국인력을 10만명 수준으로 2배 이상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제가 아닌 생산성에 따라 월급을 차등 지급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도 요청됐다. 보끄레머천다이징 이만중 회장은 “생산성이 60만 원 수준인 외국인 노동자도 최저임금 제도에 따라 150만 원을 지불한다. 이보다 낮게 임금을 주거나 아니면, 정부에서 90만 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 반덤핑 및 세이프가드 해결 노력
국내 직물 수출업계는 주요 수출국인 터키가 반덤핑 및 세이프가드 조치를 2014년까지 연장함에 따라 수출 물량이 전년 대비 1/3이나 감소했다. 직수조 박상태 이사장은 정부에서 이 조치가 해제되도록 강력한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공산품 수입 검사인 사소(SASO) 승인을 받는데 비용이 건당 100만 원으로 지나치게 과도하며 신청에 1주일 이상 걸려 통관적체 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섬유뿐만 아니라 여타 업종에서도 토로하는 고충이며 내년 1월1일부로 한·터키 FTA 발효가 예정돼 있어 시급해 해결해야 할 사안인 것으로 나타났다.
■ 무역금융 차별
세아상역 김태형 대표는 “수출할 때 쓰는 무역 금융 금리가 수입 원자재를 구매할 때 쓰는 유산스보다 2배 이상 높다”며 금리를 낮춰줄 것을 건의했다. 또 “해외에서 이뤄지는 봉제 산업 특성상 현지인들에 한국어를 가르쳐 인력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과 원단 소재 개발 및 이 내역을 공유하는 장을 만들어 수출에 활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했다.
■ 수퍼섬유 개발 및 환경규제 대처 지원
화섬업계는 레귤러 원사는 부진했으나 차별화 원사의 선전으로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나을 것으로 예상된다. 웅진케미칼 박찬구 대표는 “화섬 업계는 차별화 원사로 승부해야한다”며 “정부는 수퍼섬유를 전략 산업으로 발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영풍필텍스 남복규 대표는 “환경관련 인증 제도인 블루사인의 발급 비용 및 매년 유지비용이 각각 1억 원에 달한다”며 중소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주요 경쟁국인 대만은 약 80개사가 블루사인 인증을 획득했으나 우리업체들은 20여개에 지나지 않고 있어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노스페이스, 파타고니아, 마무트 등 해외 빅 브랜드들은 2015년까지 전체의 50% 제품에 블루사인 인증을 받은 소재를 쓰겠다고 밝힌바 있어 우리업체들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남 대표는 “대만 업체들은 정부에서 블루사인 인증시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정부 반응 및 해결 의지
윤상직 차관은 외국인 인력과 관련해서는 당장 바꾸기는 어렵지만 “물밑에서 얘기가 있다”며 정부도 해결 방안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대안으로 탈북자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 부분은 정부도 고민하고 있어 (해결이) 더 빠를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탄력적 전력 요금 적용은 상당부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차관은 “산업용 요금 인상은 어쩔수 없는 추세며 어떤 한 업종만 인상에서 차등을 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토요일 경부하 요금 적용은 전력 당국과 상당부분 논의되는 게 있다”고 말해 요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무역금융과 관련, “금융권이 돈 굴릴데 없어 이자율이 떨어지는데 당연히 여신 금리도 떨어진다. 금융 당국에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윤 차관은 “올해 섬유 산업은 타 산업보다 큰 비중을 두고 예산을 편성했다. 정부는 고기능성 섬유제품 개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고 미래에는 패션과 소재가 중요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R&D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며 스트림간 협력 사업에 대한 예산도 상당부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섬유패션업계, 對정부 건의 사항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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