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정부 장관의 강연이 따분하다고 했는가.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상투적이지 않은 말과 친근한 어법으로 청중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어 오히려 파격적이다. 최 장관은 지난 17일 르네상스 호텔에서 열린 CEO 조찬포럼에서 ‘한류 로드, 전통과 현대의 창조적 융화’를 주제로 강연해 인기를 끌었다.
그는 드라마에서 시작된 한류가 이제는 K-pop에서 K-culture, 나아가 K-style로 발전하고 있고 우리 섬유패션업계는 법고창신(法古蒼新,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의 정신으로 새로운 글로벌 시대를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통 가옥의 화려한 단청 디자인이나 고대 복식, 한글 같은 고유 문화를 패션에 접목하고 타 분야와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가진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드는게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앞으로 구매하고 싶은 한국 상품은?’이라는 질문에 18.5%의 외국인들은 의류를 구매하고 싶다고 답했고 액세서리도 10.1%를 차지, 패션관련 상품은 28.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세종학당은 09년 전세계 6개국, 17개소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43개국 90개소에 이르고, 작년 한국어 응시자는 45만 명에 달했다.
한류 붐이 일어나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매년 100만 명 이상씩 늘어나 올해 방문객은 1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통적 디자인 요소를 현대에 맞게 개발하면 현재의 한류 붐을 활용해 한국 패션이 세계 패션의 기준으로 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는 근거다.
최 장관은 이날 다소 따분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1시간이 넘는 강연 시간을 흥미롭게 이끌어 인기를 끌었다. 한글을 주제로 한 디자인을 설명할 때 유명 팝 가수인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 옷에 뭐라고 쓰여 있는 줄 아십니까? 잘 보시면 ‘신호남향우회’라고 써 있죠?”하는 식이다. 한 참석자는 “그동안 봐 온 장관들 강연과는 확연하게 다르다”며 “고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현재에 맞게 재해석해 설명해 줘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최광식 문화부 장관 CEO 조찬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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