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최신 설비 도입, 올해 23% 고성장
“빠른 순발력과 바이어 대응 구축 중요”
“섬유를 오래 해오다 보니 이젠 뭔가 가야할 방향을 알 것 같다.”
세섬도 폴리에스터 박직물 등 차별화 신소재 부문에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위를 달리고 있는 덕우실업 이의열 대표는 제49회 무역의 날에 3000만 불 수출 탑을 받는 것과 관련 이같이 밝혔다. 자신감도 있었다. 시장 맞춤형 제품개발과 나만의 색깔을 띤 독창적인 제품 개발만이 살 길임을 직감했다.
덕우는 94년 회사를 설립, 만 18년 만에 400억 원 매출을 돌파하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대구경북지역 간판기업으로 통한다. 올해 전국 섬유수출이 횡보 또는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덕우는 남들 얘기처럼 들릴 뿐이다.
실크 라이크 박직물과 투웨이스판 직물, T/R교직 등 차별화된 직물들은 프랑스, 이태리 등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높은 수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액의 50%에 가까운 금액을 설비에 투자하고 마케팅력과 연구개발력 강화에 나선 결과다.
3000만 불 수출탑이지만 전체 매출액은 이미 40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325억 원 매출대비 23%신장세다.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대구경북 직물수출 실적과 대조적이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나만의 색깔, 나만의 경쟁력”을 거듭 강조했다.
“세계시장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이에 따른 빠른 대응과 시장맞춤형 제품을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 까다로운 유럽 바이어들이 매년 고정 바이어로 자리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젠 상호 신뢰가 쌓여있어 매년 성장세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미 자신감에 차 있었다.
“다른 기업들도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할 텐데 왜 더디기만 하냐”고 물었다. 이 대표는 기업별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순발력과 바이어 대응 체제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 요즘은 제품별 (의류) 라이프 싸이클이 4주에 불과할 만큼 아주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만큼 빠른 개발과 생산 대응 능력이 갖춰져 있어야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 대표는 “미리 예견하고 준비하는 기업만이 맛볼 수 있는 영역이다”고 강조했다.
4년 전 매출액이 146억 원에 머물렀던 기업이었지만 이 같은 시장변화 흐름을 예견하고 최첨단 직기 28대 증설에 이어 2010년 12대 추가 도입을 강행해 왔던 터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어서 연사기 추가증설로 이어져 2008년 당시 매출액의 절만 정도를 설비 도입에 투자했다.
특히 12대에 이르는 최첨단 전자도비 시스템 도입은 주효했다. 전체 수출액 중 유럽지역 수출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신규로 구축한 설비 때문이었다. 4~5년 후가 아닌 10년 이상을 내다 본 공격적인 투자의 결실이 아닐 수 없다.
공격적인 설비투자 뿐 아니다.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한데 이어 세계시장을 무대로 한 마케팅 영역 확대와 바이어와의 신뢰확보 과정도 오늘의 덕우 경쟁력에서 빠뜨릴 수 없는 항목이다.
“이젠 SPA(Speed Fast Apparel)로부터 탄탄한 신뢰를 받고 있어 수출물량은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 대표는 “마지막 남은 과제로 꼽히는 염색가공 품질 향상에 집중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경북 섬유산지에 산재한 기업들이 미래 섬유산업을 대비해 고민하고 곱씹어볼 대목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한국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