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진흥원 온라인 ‘섬유박물관’
사진 등 희귀 자료 다수 수록
“1958년 대한민국 최고의 직장은 한국나이롱이었다. 인기가 높은 만큼 채용 조건도 까다로와 여직공은 18세 이상, 미혼, 키 163㎝ 등의 제한이 있었고 필기와 면접 시험을 거쳐야 했다. 당시 대구지역 명문 여고 출신들이 대거 지원, 초기 120명 모집에 9000명이나 지원했다. 이들은 2개월 교육 기간이 끝난 후 월 3만환의 월급을 받았고 한국나이롱 공장이 있던 대구 신천동 일대는 ‘나이롱 여자대학’으로 불렸다.”
한국 섬유산업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섬유산업 온라인 박물관 사이트(// kiat.sundal.co.kr)가 지난 1월부터 일반에 공개됐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원장 김용근)이 작년 약 8개월에 걸쳐 섬유와 IT 산업을 선정해 2개 업종의 온라인 박물관 사이트을 선보였다. 기술진흥원은 매년 3~4개 업종을 추가해 우리나라 경제 산업 전반을 조망할 수 있는 종합 온라인 박물관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섬유는 ‘생생한 섬유산업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섬유박물관’을 주제로 만들어졌다. 여기에는 1915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기록적인 사건들을 명시한 연대기가 구성돼 있다. 한눈에 섬유 산업 역사를 조망할 수 있어 산업에 대한 이해가 쉽도록 돕고 있다.
지금은 구하기 힘든 옛날 사진들도 다수 수록됐다. 1900년대 초반, 한복을 입고 손으로 작업하는 직물 공장 모습이나 삼성그룹 故 이병철 회장이 방직공장을 둘러보는 사진들도 볼 수 있다.
이 희귀한 사진들은 정부 자료와 기업체들 협조를 얻어 구할 수 있었다고. 진흥원 기술문화팀 최수진 연구원은 “과거와 현재의 성장동력을 대표하는 산업을 고려해 섬유와 IT 산업 박물관을 먼저 개설했다”며 “기업 사사(社史)를 많이 이용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없어진 정보통신부의 한국정보통신20세기사, 코오롱상사 40사, 경방 90년사 등의 해당 기관과 기업 협조를 얻어 수록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기틀이 된 과거 섬유산업에만 초점을 맞춘 것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된다. 2020년 세계 4위 섬유 강국을 목표로 한 탄소섬유, 융복합섬유 등 한국 산업용섬유의 위상이나 지금의 발전상에 대한 조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 연구원은 “지금의 섬유산업은 타 IT 산업 등과 구분짓는 게 쉽지 않았다”며 “필요하다면 앞으로 수정, 보완하는 과정에서 그런 부분은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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