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대중 어우러진 축제?” 동시 충족 난항
일관성 있는 정책 수립·영속성 요구돼
서울패션위크의 ‘정체성 확립’이 시급하다.
이번 서울패션위크는 ‘비즈니스와 대중이 호흡하는 패션축제’라는 두가지 모토를 모두 충족시키지 못했다. 짧은 준비기간과 컬렉션 행사의 이원화속에 진행상 부작용이 뒤따랐다.
서울컬렉션의 경우 수준이 날로 향상되고 마니아층이 형성되면서 국내 대표 패션위크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단 패션문화형성 및 확산적 측면에서는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예전처럼 자리를 채우기 위해 학생들을 동원하던 사례는 거의 사라지고 디자이너별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 발산에 매료된 확고한 마니아들의 관람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국내외 프레스와 참관자들에 따르면 “장소 이원화는 나쁘지 않았지만 이동의 불편함과 촉박한 일정은 아쉽다”는 평과 함께 “서울의 패션컨텐츠가 다른 선진 패션도시에 비해 질과 양적 측면에서 못미친다”며 보다 효과적인 구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했다.
장소의 문제에 있어서도 IFC몰과 블루스퀘어가 패션쇼의 원활한 진행에는 무리가 있다는 견해가 뒤따랐다. 완성되지 않은 바닥과 2층, 54층으로의 엘리베이터 이동은 불편함을 더했고 패션쇼가 디자이너별 15분에서 일부 30~40분씩 지연되기도 했다. 블루스퀘어 역시 런웨이 동선이 짧고 2, 3번째줄부터 좌석에 앉은 경우 모델의 어깨만 보일 정도로 배치가 나빴다.
패션쇼 입장상의 문제는 그 어느때보다 원성이 높았다. 몇몇 인지도와 유명세를 타는 디자이너들의 경우 유독 셀러브리티중심의 진행으로 관람객들을 실망시켰다. VIP초대권을 소지하고 있어도 입장이 어려웠고 예매사이트, 정식 VIP티켓을 제외, 서울패션위크에서 제작된 VIP티켓으로는 입장도 못했다.
쇼가 끝나고 디자이너들이 직접 혹은 SNS를 통해 사과하기도 했다. 패션인들은 “대중과 함께 하는 패션축제라면서 정작 일반 관람객은 줄을 서 있다가 돌아가거나 병풍노릇에 그치고 있다”는 부정적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매년 서울패션위크를 찾는 해외 프레스는 “올해는 해외바이어와 프레스가 크게 감소한 것 같다”면서 “서울패션위크는 주요 4대 컬렉션이 끝나고 자국으로 돌아가 업무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열려 사실상 서울시의 초청이 없다면 방문이 어렵다”고 밝혔다. 당분간 서울을 패션도시로 알리고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기위해서는 지속적 지원이 불가피함을 언급했다.
서울패션페어의 경우 6층에서 개최됐으며 70개 업체 90여 브랜드가 참여해 다양성과 독창적인 상품구성이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페어에 대한 효율적 홍보와 안내가 부족해 방문객들의 원활한 출입이 어려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패션인들은 “확고한 정체성 확립아래 일관된 방향설정과 전략구사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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