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산기지 경쟁심화·저가 경쟁 탈피’ 목적
패션의류 업종도 크게 확산
최근 일본에서는 패스트 패션을 주도하는 SPA형 마케팅이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외 생산기지 확보가 어려워지고 저가 경쟁이 만연한 시장에서 벗어나 자체 생산을 직영화하겠다는 움직임이어서 주목된다. 유니클로, 갭(GAP) 등 의류산업에서 시작된 SPA형 모델은 이제 신발, 안경 등 거의 대부분 소비재 분야로 크게 확대되는 상황.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신발 판매 전문점인 ABC마트는 올 봄 이시카와 현의 신발제조 공장을 인수해 기획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국내 생산으로 품질을 높이는 한편, 엔화 약세에 의한 채산성 악화를 방지하겠다는 의도다.
제조 기능 통합을 위한 M&A 사례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일본 여성 의류 체인인 포인트는 작년 9월 지주회사로 전환해 제조사인 내추럴 나인 홀딩스와 경영을 통합했다. 소재 조달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내추럴 나인의 기능을 살려 타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의류를 생산해 ‘저가 경쟁에서 벗어나는 것’이 목표다. ‘어스 뮤직&에콜로지’ 브랜드를 제조하는 크로스 컴퍼니는 비슷한 이유로 작년 말 중견 의류 회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독자 개발 PC용 안경으로 100만개 이상 판매 기록을 세운 안경업체인 진(JIN), 자사 기획 생활잡화를 판매하는 가구 회사인 나토리 홀딩스 등도 SPA형 사업 모델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일본 의류 업계는 중국의 인건비 상승으로 유럽의 ‘H&M’ ‘자라(ZARA)’ 등 글로벌 업체와 치열한 해외 생산 공장 쟁탈전이 벌어지면서 SPA형 사업 모델을 가속화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의 봉제 공장은 “주문량 적은 일본 기업과의 거래는 사양하고 싶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매출액 600억엔 규모의 일본 의류업체인 하니즈(Honeys)는 미국 기업이 위탁공장을 확보하기 전에 미리 한발 앞서 공장을 확보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는 “갭, 유니클로 등 SPA가 확대되면서 일본 의류 시장은 소비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일본 기업이 의류뿐만 아니라 소비재까지도 SPA 형식의 제품 생산을 확대하고 있어 우리나라 기업의 일본 진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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