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 Beauty] 그녀들이 전하는 두 번째 뷰티 이야기
[Health & Beauty] 그녀들이 전하는 두 번째 뷰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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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홍보녀, 화장품 홍보 담당자, 화장품 브랜드 PR 담당자’ 등 여러 가지 고상한 이름으로 불리는 그녀들. 매일 예쁘고 화려한 화장품을 보고 만지며 화려한 일상을 살아갈 것 같지만 현실은 하루 종일 박스 뜯고 또 뜯고 먼지 뒤집어쓰며 제품을 분류하기도 한다. 간혹 담당 기자들에게 시달리기도 하고...

어느 날 문득 제품이 아닌 브랜드 담당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기자가 처음 유통기자로 입문하면서 인연을 맺어온 뷰티 브랜드 홍보녀들을 처음 만났던 신기루 같았던 마음이 기억나서 어느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써내려본다.

▶신혜정 달팡 커뮤니케이션팀 과장
“달팡을 맡은 지는 4개월 밖에 안됐지만 브랜드의 애정이 몸에서 베어 나오니까 모든 미팅에 임팩트가 있는 것 같아요.” 그녀를 처음 본 건 지난 3월 14일 화이트데이다. 선물이라며 수줍게 꺼낸 초콜릿이 기억난다. 이야기가 무르익어 갈수록 담당자가 브랜드를 닮아간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는 참 달팡처럼 생겼다. 딱히 이유를 설명할 순 없지만 첫인상이 그랬다.

잡지사 마케팅을 시작으로 패션, 럭셔리 시계, 화장품 브랜드까지 웬만한 홍보 업무는 그녀 손을 거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로 프레스티지 라인을 중심으로 일하다보니 소비자 취향이나 브랜드 접근성이 수월한 편이다. 개인적으로 달팡을 좋아한데다 평소 화장을 하지 않기 때문에 스킨케어 제품에 더 자신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본인이 제품을 좋아하고 써봐야만 비로소 진정한 홍보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앵무새처럼 말해봐야 진정성이 없음을 그간의 업무 경험을 통해 배웠다. 홍보마케팅 업무를 해오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 담당자의 역량에 따라 브랜드 희비가 갈린다는 점이다.

“달팡이 처음에는 몇몇 사람들로 알음알음 시작하다가 점차 입소문이 퍼져 대중화 브랜드로 인식이 제고되길 바란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달팡을 사랑하는 그녀에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브랜드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것. “본사에서 매달 업데이트 진행하는 홍보영상의 파급력이 약하다는 점과 소비자들에게 알려주는 아로마 마사지 팁이 일반적이고 대중화된 내용을 담고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며 “외국 브랜드라 본사 영향력이 막강하지만 하반기에는 달팡만의 차별화된 혁신을 기대해본다”며 소회를 밝혔다.

▶윤예진 러쉬 마케팅팀
대학에서 공연기획을 전공했다. 졸업 후 공연 마케터로 일하기 위해 관련부서 인턴도 했다. 어느 날 공연을 보다가 갑자기 든 생각이 제일 좋아하는 게 분명 공연은 맞지만 남들처럼 즐기기보다 어느새 분석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때부터 취미가 더 이상 내 업이 될 수 없음을 알았다.

그 후로 고민이 참 많았다. 두 번째로 좋아하는 일이 뭘까 고심하다 뷰티라는 것을 알게 됐다. 홍보팀 정규직을 지원하기 전에 인턴부터 차근차근 준비하자고 다짐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경력도 전무하고 홍보팀에 대한 사전적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겨울방학 때 러쉬 인턴을 지원하고 재고정리부터 스크랩까지 다방면으로 업무를 익혔다. 신입들을 대상으로 하는 동영상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다. 회사 이익보다 사회적 윤리적 책임의식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경영이념이 내 마음의 심금을 울렸다”며 지원동기를 밝혔다. 단순한 광고와 제품 홍보보다는 감성을 자극할 줄 아는 메시지 전달이 그녀를 자극한 것이다.

“소비자들이 브랜드 인지도보다 가치를 먼저 알아봐주고 제품을 구매한다는 게 너무 감사한 일이다. 러쉬에서 일하며 참 사소한 것에 감동을 받는 것 같다”며 웃음을 띠었다. 그녀는 꼭 한 번 러쉬의 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행사를 진행하고 싶다고 전했다. “아직도 러쉬하면 비누 파는 곳, 거품 하는 곳이란 인식이 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업의 사회적 윤리를 다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 했으면 한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하지환 OPI 마케팅 실장

그를 알게 된 건 지난 4월 서울패션위크 였다. 당시 OPI는 STEVE J & YONI P 네일아트 협찬을 진행했다. 선물로 제공한 쇼핑백에는 유효기간이 지난 제품이 들어 있었다. 기자는 바로 전화를 걸었고 그는 굉장히 미안해하며 재차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 날을 계기로 그와 얼굴을 익히게 됐다. 사람 인연이란 참 알 수 없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하 실장의 지인들은 그를 부를 때 마케팅 실장이 아닌 네일 아티스트라 부른다. 네일 아티스트로 일하면서 제품을 직접 사용하다 보니 브랜드의 장단점을 알게 됐고 자연스레 OPI에 입사하면서 마케팅 홍보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그가 잘할 수 있는 일이 곧 그의 인생에 2막을 열어준 셈이다.

“OPI는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대표적 네일 브랜드란 인지도에 비해 홍보나 마케팅이 미약했다. OPI란 브랜드를 대변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케팅 홍보를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사람들과 비교해 하 실장은 단순히 네일아트가 좋아서 시작했기 때문에 초반 어려움이 많았다. 아직도 여전히 배워나가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올해 나이 서른하나인 하 실장은 하고 싶은 것도, 배우고 싶은 것도 참 많은 사람이다.
“언젠가 마케팅 홍보를 통해 주력제품을 완판해보고 싶다. 그로인해 국내에서는 누구나 다 아는 제품, 브랜드로 알려졌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는 네일 아티스트로 일해 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내 이름을 건 브랜드를 런칭하고 싶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젊은 실장님, 그의 당차고 자신 있는 꿈과 도전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김소희 DHC 광고홍보팀

“DHC는 다양한 프로모션과 매해 새로운 샘플링을 전개한다. 특히나 중저가 수입 브랜드가 국내에서 10년 동안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는다는 게 쉽지 않은데 과연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했다.”

관심 반, 호기심 반으로 시작한 DHC 업무는 그녀를 단번에 브랜드 대변인으로 성장시켰다. DHC에 대해 질문할 때면 어찌나 눈을 반짝이며 조잘조잘 말을 잘 하던지 넋을 놓고 듣고 있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업무를 떠나 브랜드를 좋아하지 않거나 써보지 않으면 설명을 할 수가 없다. 항상 뻔한 말만 되풀이 할뿐 진정성이 없다. 어차피 듣는 사람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부분이다” 그녀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용제품 리뷰를 생생히 전달한다. 물론 좋은 말도 전하지만 제품의 단점도 ‘과연 담당자가 맞나’란 의문이 들 정도로 과감히 지적한다. 그러면서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해결점을 함께 풀어나간다.

그녀는 화장품 업계 입사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았으면 한다고 했다. “경쟁의식에 사로잡혀 단순히 점수에 맞춰 주변 사람들의 말에 휩쓸려 쉽게 결정하기보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 화장품 회사에 입사하기를 원한다면 선호하는 브랜드, 적어도 좋아하는 제품이 있는 곳에 원서를 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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