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채권단 채무 탕감이 관건
지난 4월 인천지방법원 결정으로 법정 관리에 들어간 썬스타에 대한 매각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회계법인인 딜로이트 안진이 매각을 주관하며 업계에 따르면 20일 현재, 국내 3~5개 섬유기업이 인수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과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여기에는 동종업계 1위를 달리는 Y사 및 K사 등 해외에 의류 봉제 공장을 운영하는 대형 벤더들이 포함돼 있으며 섬유기계 관련 업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이 성사되기 위해 남아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금융권 채권단과의 협의. 썬스타를 인수한 후 경영이 본궤도에 오르고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2000억원이 넘는 채권에 대해 일정부분 탕감이 이뤄져야 한다는 중론이다.
섬유업계와 썬스타에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은 원활한 매각을 통해 봉재 및 자수기계 분야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의 해외 기술 유출을 막고, 한국섬유기계산업의 계보를 잇기 위해 썬스타를 살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썬스타에 부품을 납품하는 A사 관계자는 “국내 섬유 산업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한국 업체와 M&A가 성사돼야 한다”며 “해외 기업에 매각되거나 청산이 될 경우 어쩔수 없이 값비싼 일본 등 해외 자수기계를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봉제기계공업협회 장규용 부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가치를 살리고 섬유기계 산업 육성을 위해 썬스타 회생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 업계 의견”이라고 전했다. 만약 중국 등 해외 기업에 인수될 경우 썬스타가 보유한 최첨단 스마트 생산관리 시스템(SDMS)이나 독보적 위치를 차지한 자수기 관련 기술들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현재 정부에서 중점 추진하는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도 썬스타의 존속 가치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썬스타 관계자에 따르면 썬스타에는 현재 약 500여 명이 근무하고 있고 관련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최대 6000여 명의 일자리가 달려있다. 정부가 수兆원을 들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 보다 썬스타를 살리는 게 비용과 효율성 측면에서 더 이득이라는 것이다.
썬스타 측에서도 이 같은 상황 인식 아래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 안진에 국내 섬유기계산업 보호와 아울러 종업원 고용 안정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한국 기업과 매각이 성사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딜로이트 안진은 지난 21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했으며 7월8일 본입찰을 진행하고 11일에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