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People] ■ ‘katiacho’ 조성경 디자이너 - 열정과 도전, 이 시대 新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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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긍정의 에너지, 생동감 넘치는 ‘컴백 패션쇼’화제

아직은 쌀쌀했던 지난 4월 19일, 예술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조성경 디자이너의 컬렉션이 열렸다. 몇 년간의 공백을 뒤로 한 ‘컴백 쇼’였기 때문에 세인의 기대속에 많은 준비를 했지만 바로 이틀 전 발생한 세월호참사의 애통한 분위기속에 치러야 하는 부담감이 말할 수 없이 컸다. 기대반, 우려반 속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에 이어 마닐린먼로의 육성이 담긴 50년대 영화음악이 은은하게 흘렀다.

이날 패션쇼에는 9살, 13살, 중학생, 고등학생에서부터 기성까지 다양한 모델들이 런웨이에 올랐고 예술의 전당이라는 클래식하고 문화적 공간의 이미지와 맞물려 조용하지만 인상깊고 따뜻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직접 예술의 전당 관계자분을 찾아 뵙고 장소사용을 문의했습니다. 따뜻하고 문화적분위기, 가족들이 관람할 수 있는 패션쇼를 보여주고 싶었죠.”
조성경 디자이너는 밝고 열정적인 사람이다. 생각과 마음이 열려있고 창의적인 것에 대해 장르를 불문하고 도전하는 에너지와 생동감이 느껴졌다.

“보통의 패션쇼는 아이들의 입장이 불가해요. 그런데 아이때부터 감성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다면 가족적인 관람을 할 수 있고 편안하게 흡수될 것입니다. 그래서 모델도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했는데 패션쇼에는 실제로 많은 어린이들이 부모들과 함께 자리했어요”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조성경 디자이너는 복고와 레트로를 좋아한다. 이번 패션쇼 역시 여성미를 물씬 풍기는 스타일에 따뜻한 질감과 화사하지만 깊이감 있는 컬러로 편안한 시선을 유도했다. 소재간 믹스와 부담없는 아이템간 매치로 포근한 느낌을 줬다. 반면 뒷태에는 섹시한 모티브로 반전을 줘 런웨이에서 편안함과 보는 즐거움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세상이 각박해지고 극과 극으로 치닫는 요즘 절제미와 클래식, 기본에 충실한 의상으로 고객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처음 예술의 전당에서 패션쇼를 하겠다고 했을때 주변의 만류도 있었다. 예술의 전당은 기성가수나 패션쇼 등에는 쉽사리 장소를 내어주지 않는다는 사례가 있었다는 것이다.

“오해였어요. 예술의 전당은 오페라공연을 위한 음향이나 조명시설이 돼 있어 장르가 다른 공연은 맞지 않기 때문이지, 거절하는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었거든요. 오히려 패션쇼를 야외무대에서 할 때 서로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며 응원하는 분위기였어요” 라면서 편견이나 오해, 시도해보지 못한것에 대한 불안감이 새로운 도전을 방해하는 요소임을 입증시켜줬다.

오더수주, 수출방식 비즈니스
우려를 극복하고 패션쇼를 끝냈을 때 VIP고객들로부터 300여통이 넘는 카톡과 메시지를 받았다. 의상이 훌륭했다는 칭찬부터 무사히 패션쇼를 잘 치러낸데 대한 축하와 격려 메시지 등 다양한 내용들이었다.

조성경 디자이너는 4월 마지막 1주일간 청담동 쇼룸을 겸한 샵에서 바이어들을 초청해 패션쇼에서 선보인 의상들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백화점과 멀티샵, 수입멀티샵을 운영하는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했다. 수입멀티샵의 경우 해외브랜드를 바잉해 와서 판매하지만 다양한 상품의 부재로 늘 고충이 큰 편이다.

조성경 디자이너는 이 같은 틈새를 공략해 자신의 의상이 수입이나 해외명품에 비교해 전혀 밀리지 않음을 입증할 자신감을 비쳤다. 제품별 가격도 달러로 명시해 뒀다. 수입과 비교했을때 충분한 메리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VIP고객들도 팀을 구성해 초대했다. 다음시즌 오더도 받고 컬러에 대한 조언도 해 줬다. “디자이너 조성경과 함께 하는 컬러토크를 해 볼까 합니다. 소통도 하고 고객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컬러도 인지하고 의상도 볼 수 있고 체험의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

현재 조성경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청담동 건물 1층은 샵, 2층은 작은 카페겸 전시, 3층은 컬러토크를 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2층은 앞으로 신진과 후배디자이너들이 작은 파티나 바이어나 고객을 초청할 수 있는 쇼룸으로 활용할 수 있게 빌려줄 작정이다. 현재 우리나라 유통구조상 젊은 디자이너들이 자리잡기가 많이 힘들며 선배로서 이를 이해하고 사업, 진로 등에 많은 관심을 갖고자 노력하고 있다. 조성경 디자이너는 이러한 차원에서 2층이 작지만 카페와 소규모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지금 시작이라는 20대 마인드로!
“앞으로 백화점 입점 등 위탁판매는 지양할 것입니다. 수출과 오더수주를 통한 국내 바이어들의 사입을 유도할 계획입니다. 많이 판매하고 외형을 키우는 것보다 고급스런 밸류를 각인시키면서 마니아를 만들고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라고 확고하게 사업방향을 밝힌다.

조성경 디자이너는 사실 오래전 외국에 있다가 한국에 정착하면서 내셔널브랜드의 기획을 맡아 사업이 번창했다. 영캐주얼 중심으로 니트와 패션모피를 제안했는데 14개브랜드를 전담, 짧은 시간에 큰 매출 성장을 했었다. 2002년부터 백화점에 진출, 노세일을 원칙으로 영업을 했다. 사세가 커지고 매출도 올랐지만 백화점 매장은 낼 수록 손해가 컸다. “저는 크리에이티브한 사람이었고 사업은 잘 맞지 않았어요. 또한 당시에는 백화점이라는 사업구조의 모순을 많은 이들이 쉽게 인지하지 못했을 때 였죠. 극심한 스트레스로 쓰러졌어요.”

넘어진 김에 쉬어가라고 했던가. 그 이후 조성경 디자이너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사업에 대한 인식과 방향을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재작년 컴백하면서 디자이너로서의 입문 20주년을 기념해 컬러를 체험하는 전시회를 열어 소통을 시작했다. 커피 원두회사 ‘루쏘’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해 낯선분야에 도전해 봤고 자신감도 얻었다.

지난달 26일, 조성경디자이너는 GS샵과 계약을 통해 코튼클럽과 손잡고 자신의 ‘라뚤’ 브랜드로 속옷을 런칭했다. 심플하면서 섹시하고 우아한 스타일이 매력적인 속옷이다. “속옷사업이 숙원이었는데 마침내 소원을 이뤘습니다”라는 조성경 디자이너는 싱가포르에 고급 플래그샵을 열고 아시아시장 공략도 꿈꾸고 있다.

싱가포르에 50평이상의 고급 플래그샵을 오픈, 의상에서부터 구두와 소품에 이르기까지 토탈샵으로 운영한다. 싱가포르 현지의 전문유통회사가 인테리어와 제반경비를 부담하고 조성경 디자이너는 수출개념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형식이다.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주요국가로 점진적 확산을 도모할 방침이다.

중국은 1차적으로 사천성지역을 겨냥, 해당회사와 MOU체결을 통해 독점판매권을 주는 방식으로 수출을 진행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국내에서도 의상뿐만 아니라 화장품케이스와 패키지 등 다양한 사업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해 보고 싶고 좋은 기업과 감성 콜라보레이션 등 도전하고픈 분야가 많습니다”고 의욕을 보였다.

“저는 마흔살에 쓰러졌어요. 그때는 엄청난 충격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충분한 경험과 내공을 쌓은 만큼 이제 20대의 마음가짐으로 도전장을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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