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 디자이너 편집샵 ‘WAMU’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가 몇개인지 아시나요? 그들이 얼마나 많은 고충을 끌어안고 있는지 모르실겁니다. 요즘은 아무리 신진이라도 자본력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어요. 그들의 앞날을 응원하기 위해서, 저의 작은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작년 11월 런칭한 디자이너 편집샵 ‘WAMU’의 오광석(29·사진) 대표는 수완이 좋은 사람이다. 과거 홍보대행사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진 브랜드의 무료 홍보대행까지 진행해주고 있어 기존 편집샵과는 다른 특별한 메리트를 지니고 있는 것.
오 대표는 “원석처럼 빛나던 실력파 브랜드가 자본력이 없어 실력발휘 제대로 못해보고 사라지는 걸 보고 마음이 씁쓸했다”며 “저렴한 판매수수료와 무상 홍보 마케팅으로 조금이나마 그들의 앞날을 응원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마음씀씀이가 크다 보니 당장의 매출에는 큰 욕심이 없다. 온라인 편집샵의 경우 넉넉잡아 2년 정도는 내다봐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현재 ‘WAMU’에는 바이바이섭, 와이리로버, 네스티팜을 포함한 11개 브랜드가 입점됐다. 모두 옷을 좀 아는 사람이라면 주목하고 있는 브랜드다.
그는 “앞으로 브랜드를 20개 정도 더 늘려 나갈 예정”이라며 “마케팅 홍보도 열심히 해 나가 ‘WAMU’만의 독특함을 강화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무료 홍보 마케팅으로 활약할 수 있었던 건 과거 홍보대행사에서 여러 스타일리스트와 매거진 기자들과 교류했던 것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패션코드에서 소녀시대가 입었던 와이리로버 의상도 저희가 협찬한 제품이에요. 국내 유명 잡지에도 지속적으로 선보여지고 있고요. 홍보에 있어서는 아낌없이 지원하려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오 대표의 최종 꿈은 디자이너다. 본딩 소재 맨투맨 티도 자체 제작했다. 프린팅에서 패턴까지 6번의 제작과정을 거치며 삼고초려한 첫 작품이었다. 그는 “현재는 편집샵을 탄탄하게 성장시키는 것이 최대 목표”라며 “소비자들이 고민하지 않고 바로 구매할 수 있는 합리적인 유통 셀렉샵을 만들어 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온라인 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쇼핑몰이 되는 길은 그야말로 하늘에 별따기. 큰 자본력이나 스타 마케팅 없이 주목 받기는 더더욱 힘들다. 하지만 자신보다 신진 디자이너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오 대표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속담이 절로 되새겨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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