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들…남기고 싶은 이야기들[최경자 여사]
아름다운 사람들…남기고 싶은 이야기들[최경자 여사]
  • 한국섬유신문 / 유수연기자 [email protected]
  • 승인 2006.09.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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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나의 패션 80년
최경자 여사
한·일 친선 서울패션쇼

장안의 화제된 최대의 상류 사교모임
광화문일대는 갈채 환호로 뒤덮여
日 모델들 “한복은 선이 고운 파티복” 극찬

63년 5월 22일의 감격에 찬 도쿄쇼에 이어 6월8일과 9일 이틀에 걸친 서울에서의 한일 친선을 위한 한국 패션쇼가 열렸다.


그야말로 장안이 떠들썩했다고 과언이 아닐정도로, 그 규모나 일반인의 호응도가 유별났으며, 지금 생각해도 전무후무한 패션축제 그 자체였다.
재일교포 배우로서 영화 ‘현해탄은 알고 있다’의 ‘이데꼬’ 로 일약 인기스타가 된 영화배우

孔美都里양을 앞세우고 서울쇼 개막 전날인 7일 낮 일본의 일급 패션모델 아오마쯔 다까구스 미토미양등이 내한했다. 국내의 많은 신문과 매체들의 패션쇼 화보는 물론 쇼장 바깥의 인파에 이르기까지의 행사내용을 취급하느라 지면이 넘쳐났다.
그도 그럴것이 각계 인사 3천명을 초대한 8일 하오 6시 시민 회관(지금 세종문화회관자리)에는 주한 외교사절 정부고위관리 각계의 저명인사들이 동부인 참석, 대규모 상류사교계 모임을 방불케 했다.


도쿄에서의 제 1차 쇼실황을 담은 컬러 슬라이드 영사로 시작한 서울쇼는 역시 이마이 기요시씨의 기획 연출로 도쿄에서와 같은 순서로 진행됐다.
당대의 인기 아나운서로 쌍벽을 이뤘던 임택근씨의 사회와 강영숙씨의 해설 그리고 프로그램 사이사이에 흥겨운 음악과 춤을 곁들인 이날의 장내 분위기는 갈채와 환호의 연속으로 모두 신천지 문화를 접하느라 흥분상태였다.
일반 공개일인 다음날 세종로 일대를 뒤덮은 관람객의 인파와 그로 인한 열기는 전날밤의 성황을 훨씬 능가하는 굉장한 것이였다.


일반을 위한 둘쨋날 공연은 상오 11시와 하오 3시 6시의 세차례에 걸쳐 베풀어졌고, 혼잡을 피하기 위해 미리 입장권을 배부했는데도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선 인파가 시민회관을 돌아서 세종로 제거리까지 끝없이 펼쳐져서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지금 되돌아 생각해 보면 한낱 패션쇼가 그토록 뜨거운 관심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편리한 양장에 밀려 차차 멀어져 가는 우리 한복에 대한 애착이 양장과 고유 한복을 조화시킨 개량한복을 통해 재현됐다는 점과 우리 한복을 일본 모델들이 입고 나오는데 대한 호기심도 적지 않게 작용했을 듯 싶다.


“치마를 입을때 가슴을 졸라 매야 하는 것이 힘들고 답답하지만 참 아름답다. 너무 예뻐서 파티 드레스로 입고 싶은데 동정이랑 고름매는 법등이 다루기가 어렵다”며 종종거리는 일본 모델들을 바라보면서도 즐거움의 하나였다.
이렇듯 한일 양국에 걸쳐 대단한 관심과 화제를 불러 모았던 친선 패션쇼의 의상 작품들은 전통 한복의 경우 김영숙(당시 한양여고 교사, 손경자(당시 수도여사대 교수)씨가 맡고 일본에서 활동중이던 김순옥(일본 디자인문화협회회원), 김용자(나카무라 양재연구소장)씨와 내가 개량한복및 양장부문을 맡아 디자인하고 제작했다.


서울 쇼에서의 미용은 권정희씨가, 무용안무는 강선영씨가 맡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패션쇼 프로그램 책자에 실었던 일본 복식사 연구가이며 오차노미즈대학 이시야마교수의 글중에서 일본은 야마토 아스카 나라시대에 걸쳐 한국의 삼한이나 3국으로부터 다른 문화와 함께 복장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이러한 영향은 일본 북방계 의복에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


세계 민족의상 가운데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한복이 금후 어떤 방향으로 진전될지는 커다란 과제가운데 하나이며, 이 과제의 실마리가 이번 한국 패션쇼에서 발견되리라고 기대한다는 그의 목소리가 지금까지도 들려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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