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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패션업계의 마켓전략이 점차 부유층으로 몰리고
있다.
IMF이후 소비심리 급감으로 중산층이 몰락했다고 잠정
적으로 결론 내리고 중산층보다 소득이 높은 부유층을
집중공략하는 풍조가 확산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체브랜드 이외에 부유층만을 위한 뉴브랜드를 런칭하
거나 자체브랜드 컨셉을 상향조정하는 등의 움직임이
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문제삼고자 하는 것
이 아니라 업체별 마켓 분석이 정확히 이뤄지고 있는
지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제품 개발면에서도 부유층 공략을 위해 컨셉을 바꾸거
나 브랜드 명만 바뀌었지 실제 제품상에서는 별반 차이
를 느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원부자재를 값싼 가격에 매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으로는 메리트가 없다는 점에 착안, 고가로
책정한다는 소리까지 들린다.
즉 고가 브랜드라는 이미지 홍보후 판매가 부진할 때
중산층에게 세일이라는 명목으로 접근해도 손해는 입지
않는다는 및져야 본전식의 얄팍한 상술을 악용하겠다는
얘기다.
업체 나름대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으로 내세운 것이
기는 하지만 중산층 고객을 포기하고 부유층만을 대상
으로 하면 그나마 남아있던 중산층 소비심리마저 위축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또 부유층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스타일은 주로 수
입브랜드라는 점에 감안해 볼 때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카피문제도 우려의 대상이 된다.
업체들이 현 시점에서 직시해야 할 것은 기존보다 중산
층의 소비심리가 많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잠정적
인 수요는 변함 없다는 점이다.
얼마전까지 우리나라에 팽배한 뉴리치 현상을 업체들이
중산층의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착각하고 공급량을 대
폭 늘려 어려움을 자초한만큼 현 중산층 소비심리 활성
화를 위한 판촉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부유층만을 대상으로 살 길을 모색하는 방안보다 중산
층 타겟을 그대로 두고 공급량을 줄여나가면서 중산층
니드를 충분히 충족시킨다는 일부 업체의 마켓 전략이
오히려 현실성이 있어 보인다.
패션업체들은 아직도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
산층 시장은 아프리카 신 개척지 만큼 개발해야 할 여
지가 많다는 점을 각인하고 특히 중산층 소비 활성화가
패션시장 재도약의 지름길이라는 기본적 공식을 잊어서
는 안될 것이다.
<허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