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로 19만명 고용창출
▲ 낙동강(왼쪽)과 금호강(오른쪽)이 합쳐지는 대구 달성군 화원읍 부근. 이 대통령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시장·도지사와 지역 주민의 절대적 요청에 의해 예산이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 ||
내수경기 진작과 지역균형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추진된다. 또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의 법인·소득세 감면기간이 현행 7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나고 국토 전체가 동·서·남해안과 접경지역 그리고 내륙 축 중심의 초광역개발권 단위로 개발된다.
정부와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제3차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2단계 지역발전정책을 확정짓고 4대강 살리기 사업과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등에 42조원을 배정하는 것을 포함해 향후 5년간 지역발전을 위해 100조원을 투입키로 했다.
4대 강 살리기 사업은 한강, 낙동강, 금강, 섬진강의 노후 제방을 보강하고 토사 퇴적구간을 정비하며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는 것이다.
중소 규모 댐과 홍수조절지를 건설하고 하천변 저류지와 저수지를 재개발하며, 하천주변에는 자전거길을 조성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
총사업비 14조원으로 일자리 19만개를 만들어 낸다는 계획이다. 한국판 뉴딜정책으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내년 상반기까지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말부터 충주 대구 부산 안동 연기 나주 함평 등 7개도시를 대상으로 선도사업에 착수해 2011년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 “4대강 신속 추진하라”
이명박 대통령이 영남과 호남지역 광역 자치단체와 주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사업의 전면에서 진두지휘하며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가균형발전추진위원회 발언을 통해 “지방의 환경과 문화, 관광 등 다목적으로 개발되는 4대강 사업은 시장·도지사와 지역 주민의 절대적 요청에 의해 예산이 반영돼 있다”고 말하고 “여러 행정절차가 상당히 긴데 축소시켜 바로 착수 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며 신속한 추진을 독려했다.
한나랑당은 경제살리기를 명분으로 야당의 반발을 무릅쓰고 4대강 살리기 사업 내년 예산(1조4000억원)을 원안 통과시킨 여세를 몰아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총대를 메는 모양새이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이 대통령과의 청와대 조찬회동에서 “전광석화 같이(4대강 살리기 사업에)착수하고 질풍노도처럼 몰아붙여야 한다. 전 국토가 거대한 공사장처럼 느껴지게 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또 이 대통령에게는 “현장에서 지휘봉을 들고 진두 지휘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내각에는 “돌격조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경제회생 명분 돌격 앞으로
여권의 이 같은 적극적인 행보는 지난해 쇠고기 파동에 혼쭐난 이후 여론에 밀려 공기업 개혁을 슬그머니 거둬들이고 종교편향 논란과 금강산 사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 잇단 악재에 잔뜩 움츠렸던 것과 뚜렷이 대비된다.
또 이 대통령으로서는 쇠고기에 발목잡히고 미국발 경제위기에 휘둘리면서 주요 대선공약을 제대로 꺼내놓지 못한 채 임기의 5분의 1(1년)을 허비, 그 만큼 상황이 다급해 진 것이다.
4대강 살리기에서 ‘대운하 우회 추진’비판과 환경 파괴 논란은 여전히 돌파해 나가야 할 과제 이지만, 세계를 휩쓴 경제 위기로 수출이 막힌 상황에서 내수를 제외한 마땅한 ‘경제의 활로’가 없다는 변화된 상황이 오히려 기회가 됐다.
여기에다 만성적인 물 부족과 해마다 되풀이 되는 홍수피해, 식수원 오염 등 현실적인 문제점을 떠안고 살아가야 하는 영남과 호남 민심이 동시에 사업추진을 요구하고 나선 것도 사업 추진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 할 사업인데다 14조원이란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긴 하지만 하천정비와 내수진작, 일자리 창출이란 긍정적 결과가 이미 예약된 사업이기 때문에 다른 사업들에 비해 실패의 위험이 현저히 낮은 것도 여권이 자신감있게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로 보인다.
어려운 경제상황을 계기로 국정운영 동력을 상당부분 회복한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 2년차에는 4대강 살리기 이외에도 국정전반에 걸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나친 독주로 흐를 경우 또 다시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