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ove Hitler” 존갈리아노 크리스티앙디올 해임-
파리 컬렉션이 지난 3월1일에서 9일까지 약 90개의 브랜드의 쇼를 통해 최신 작품들을 발표했다. 이번 개막에 앞서 파리의 한 카페에서 술에 취해 손님에게 “나는 히틀러를 좋아한다. 너네들은 지금쯤 죽었을 수도 있다”라는 폭언을 한 동영상이 2월28일 영국의 인터넷 대중 매체 The Sun에서 보도돼 그 심각성을 전했다.
파리경찰은 갈리아노(Galliano)를 일시 구속하고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디올의 인기 디자이너인 그는 과거에도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다른 여성에게도 고발된 적이 있다. 반유태인주의의 차별발언으로 ‘크리스티앙디올(Christian Dior)’의 CEO인 Sidney Toledanor가 쇼의 런웨이에 등장해, “지금이야말로 디올(Dior)의 원점으로 돌아가야하는 시기입니다”라고 발언하며 화려한 쇼의 막을 열었지만, 종일 보도되는 기사들로 이 역풍이 쉽게 잠잠해질 지는 의문이다.
-널리 퍼지는 엘레강스의 신해석-
‘드리스반노튼(Dries Van Noten)’은 많은 무늬와 소재를 절개해가며 그 밸런스를 잘 조합했다. 비치는 실크모슬린에 복잡하게 겹쳐진 파이슨의 아플리케, 어신메트리한 헴라인, 팝아트적인 비비드한 오렌지 프린트에 빛나는 골드 색감. 어딘가 눌린 미니멀한 실루엣이면서도 리온의 장인기술로 만들어진 피더(Feather) 등이 피로됐다.
‘발렌시아가(Balenciaga)’는 스트레이트 실루엣과 어신메트리한 컷트를 조합했다. 눈길을 사로잡는 프린트는 백지에 블랙, 자연적인 느낌의 오렌지, 블루, 브라운, 그린으로 그려졌다. 극도로 얇은 팬츠는 발목 뒤에 지퍼가 달리고, 오버 사이즈의 코트와 스타일링 됐다. 팬츠와 매칭되었던 튜닉의 색감 사용은 뉴욕, 런던, 밀라노 그리고 파리에서도 트렌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발망(Balmain)’은 반짝이는 라메의 팬츠수트가 화제가 됐다. 가슴부분이 깊게 파여 살결을 드러내고 있었다. 염소의 퍼(Fur)를 어깨에 걸친 져지 소재 캣트 수트나 쉬폰 드레스, 골드와 실버의 스트라이프 블레이저 팬츠도 눈에 띄었다.
‘갈리아노(Galliano)’의 마지막이 된 ‘디올(Dior)’ 쇼. 영국풍의 로맨틱한 스타일. 맥시(Maxi) 기장의 케이프나 트위드의 자켓. 부드럽게 티어드 프릴을 두른 플레어 드레스. 쉬폰이나 레이스, 오간자, 퍼 등의 다양한 소재감을 섬세하게 조합시킨 작품들이었다. ‘갈리아노의 등장없이 화이트 가운을 입은 메종의 장인들이 줄지었던 피날레는 관객들의 호응속에 그 막을 내렸다. 천재 디자이너는 부재였지만 ‘디올(Dior)’은 건재했다.
‘랑방(Lanvin)’은 전 시즌의 스포티한 라인에서 크게 전환해 얌전한 엘레강스 작품들을 선보였다. 블랙 케이프에 브림이 넓은 모자, 드롭 숄더의 코트나 베어탑 드레스의 가슴부분에는 메탈 파트들이 빛나고 있었다. 케이프의 양감과 코쿤풍 미니 드레스와 같은 볼륨이 있는 라인과 함께 심플한 실루엣에 러플이나 턱으로 부분적인 볼륨감을 넣은 라인들이었다.
‘심플리시티와 쿠튀르 테크닉의 양립’이라는 지금 시즌의 엘레강스한 키워드를 Alber Elbaz는 본능적인 감성으로 그 작품들속에 자연스럽게 넣고 있었다. 블랙으로 시작된 컬렉션은 모노톤의 큰 장미 프린트로 시작해 산뜻한 옐로우, 퍼플, 베이지, 핑크로 흘러갔다. Elbaz가 ‘크리스티앙디올’의 새로운 디자이너 후보자 중 한 명이라는 소문은 확실한 듯 하다.
‘요지야마모토(Yohji Yamamoto)’는 지금 시즌의 유행색인 레드 컬러를 겹쳐진 얇은 실루엣의 드레스나 코트에 사용했다. 블랙과 레드를 강조한 드레스는 필자가 매일 쇼회장에 가는 버스안에서 봤던 요지(Yohji)그룹의 브랜드 샵 쇼윈도에서 많이 볼 수 있었으나, 쇼에서는 엑센트로 사용한 섬세한 레이스나 꽃무늬, 네트 드레스의 화이트 플라워가 더 눈에 띄었다. ‘리미푸(Limi Feu)’는 파스텔 컬러, 소매를 컷트한 빅포름의 탑을 선보였다. 피날레로는 사이즈를 크게 컷아웃해 가슴을 크게 노출시킨 드레스로 그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