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춘계 서울패션위크 서울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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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록 or 참신함’ 활기 가득차

2012년 춘계 서울패션위크 남성복 부문에는 개막 첫날부터 4월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총 21개 브랜드가 참가, 서울컬렉션 디자이너 10명, 패션 테이크오프 7명, 제너레이션 넥스트 2명이 2012 F/W 컬렉션을 선보였다. 장광효 디자이너의 ‘카루소’가 관록이 엿보이는 쇼로 화려한 막을 올렸고, 록 시크의 독자적인 세계관을 추구하는 이주영의 ‘레쥬렉션’이 남성복 컬렉션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서울컬렉션은 이번 시즌 패션트렌드뿐만 아니라 시대적 이슈를 반영한 컬렉션 테마로 한층 컨템포러리한 남성복을 보여줬다. 여느 때처럼 아웃도어와 스포티즘, 밀리터리가 많은 인스피레이션을 줬고, 작년 일본대지진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는 방사능 공포, 불안정한 세계정세와 기상변화에 대한 경각심도 디자이너들의 심경에 영향을 준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각 브랜드에 마술 쇼나 영상, 퍼포먼스를 곁들여 회장에 활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의상들은 추동의 블랙과 그레이를 중심으로 모스그린, 브라운 등 자연스러운 컬러들이 주를 이뤘다. 절제된 색채에 실루엣과 컷팅, 소재의 믹스로 개성을 표현한 디자이너들이 많았으며, 이외에도 후드와 칼라의 변형이나 이색적인 액세서리와 헤드 아이템도 눈길을 끌었다.

장광효(CARUSO) - ‘위대한 개츠비’ 시대상 클래식 트위스트
장광효 디자이너 특유의 섬세하고 청명한 감성이 은은했던 가운데, 올 시즌 컬렉션에 영감을 준 것은 고전영화 ‘위대한 개츠비’. 피츠제럴드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1920년대 미국의 부흥기를 담아낸 영화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경제적 부흥기에 혼란스러워하는 정신적 방황이 의상에 깃들어 있었다.

화이트, 브라운 등 다양한 컬러와 디테일의 테일러드 자켓들, 밀리터리 풍의 롱 코트 사이로 드러나는 네온 컬러의 팬츠도 눈길을 끌었다. ‘카루소’ 특유의 보헤미안 감성을 보여준 플라워 프린트의 셔츠나 조드퍼스, 배기팬츠와 잘 어우러졌다. 올 시즌 남성복 브랜드 중 가장 폭넓은 컬러와 드라마틱한 실루엣을 보여줬고, 그만의 클래식에 밀리터리 트렌드를 가미한 감각과 이를 노련한 스타일링으로 풀어냈다.

박종철(sling stone) - 흑과 백의 교차, 아날로그 감성의 모더나이즈
‘슬링스톤’은 이번 컬렉션 컨셉을 ‘빈티지 모던(Vintage Modern)’으로 설정, 1930~1950년대의 클래식한 룩에서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갖고 오되 현대의 모던한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블랙과 화이트를 메인 컬러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며 남성 블랙 수트로 쇼를 시작했다.

중반까지는 블랙과 짙은 카키, 그레이로 우울한 감상의 색채를 보여줬는데, 간간히 꽃 모양의 코사지나 스트랩, 실크 스카프 착장으로 좀 더 다채롭게 표현했다. 플리츠가 들어간 스커트나 더블 버튼 원피스 등 여성복도 선보였다. 후반 등장한 화이트 컬러의 셔츠나 자켓의 엷게 비치는 하늘거림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스트랩이나 서스펜더를 연결한 아우터나 셔츠를 백팩처럼 메고 있던 모델의 뒷모습도 관객들의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박성철(Line OR Circle) - 창의적 발상 전환 돋보인 어반 캐주얼
박성철 디자이너는 특히 사람의 감성과 발상에 중점을 둬 창의적이면서도 웨어러블한 의상을 지속적으로 선보인 것으로 호평을 받았다. 컬렉션의 구상은 우리 주변 가까이에 있는 기상의 변화를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남성복 클래식의 표상과도 같은 이미지를 선별해내, 기후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심도있는 고찰을 통해 트위스트 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접어서 클러치로 활용 가능한 그린 패딩 베스트의 트랜스포밍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냈다. 피날레에는 뒤 전면 누빔이 들어간 아우터는 전 착장에 덧입혀졌고, 밴드 스타일의 브라운 컬러 귀마개도 눈길을 끌었다.

송혜명(Dominic’s Way) - 강렬한 록큰롤 스타일 개성적 ‘마녀의 밤’
‘도미닉스 웨이’의 송혜명은 ‘마녀의 밤(Witch Knight)’라는 주제로 특유의 터프한 록큰롤 스타일에 한층 어둡고 강렬한 카리스마를 더했다. 모델들은 부스스한 긴 머리를 휘날리며 살갗의 문신을 그대로 드러냈고, 펑키한 액세서리와 프린트가 장식적이며 화려했다.

송혜명 디자이너는 레드 컬러의 일루미네이션 외에는 샤이니하거나 퇴색된 듯한 블랙으로 런웨이를 물들였다. 특히 레더 소재가 많았으며 메탈릭한 장식의 가죽 자켓들, 뜯겨진 것 같은 스키니 팬츠는 록 스타의 룩 그대로였다. 장근석, 틴탑 등 유명 연예인의 비주얼 디렉터로도 활동한 송혜명 디자이너는 한류스타인 SS501의 박정민과 함께 이색적인 쇼의 엔딩을 꾸몄다. 폭 2미터에 달하는 회색 날개를 펼친 박정민이 모델로 런웨이에 등장해 화제가 됐다.

홍승완(ROLIAT) - 이종이식된 클래식, 신선감과 위트 만끽
정통 클래식 가치를 재발견하고 복각하며, 여기에 홍승완 디자이너 특유의 위트를 더한 ‘로리엣’의 2012 F/W 컨셉은 ‘이종이식(Xenograft)’이다. 울코트와 패딩점퍼, 풍성한 코트와 씬한 자켓의 레이어드, 실용적이면서 스타일리시한 아이템과 스타일링은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신선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볼수록 이색적인 카무플라주 패턴의 밀리터리 점퍼와 뒷면에만 패딩이 들어간 새로운 스타일의 그레이 롱 점퍼도 눈에 띄었다. 2012 F/W의 아우터들은 루즈한 크롭트 팬츠나 쇼트한 기장의 팬츠, 레이스업 워커부츠와 어울렸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니트의 짜임과 어스 톤의 컬러들은 차분하면서도 따스한 분위기였다.

강동준(D.GNAK by KANG.D) - 채플린 룩에서 영감, 익살과 기량 돋보여
블랙과 그레이, 화이트에 차콜과 브라운만으로 채색된 ‘디그낙’의 컬렉션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마법사 이은결이 프론트로의 여성관객을 이끌어 찰리 채플린 룩으로 갈아 입히는 퍼포먼스로 쇼가 시작됐다. 이번 컬렉션의 컨셉은 ‘찰리 채플린의 희극과 비극’.

채플린의 룩에서 영감을 얻어 어반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한 룩으로 재해석했다. 모델들은 보울러햇을 쓰고 지팡이를 든 채 익살을 떨었다. 전형적인 채플린 룩인 셔츠와 베스트, 보타이, 자켓의 조화가 주를 이뤘다. 기장이 짧고 칼라 폭이 얇은 울자켓들, 등판의 섬세한 개더가 돋보이는 케이프, 여밈이 독특한 턱시도 자켓 등 테일러드 아우터가 볼만한 컬렉션이었다.

고태용(beyond closet) - 즐거웠던 운동회의 추억 ‘선샤인 필드데이’
‘비욘드클로젯’은 전반적으로 진중하고 엄숙했던 남성복 컬렉션 중 비비드한 컬러의 화사함으로 단연 돋보였다. 관객석 위로 만국기가 걸렸고 런웨이에는 트랙과 브랜드의 머릿글자 ‘B’가 새겨졌다. 헤드밴드로 머리를 질끈 올리고 백넘버가 새겨진 스트라이프 티셔츠에 셔츠를 레이어드한 모델들이 달려나오면서 쇼의 시작을 알렸다.

숫자나 알파벳이 새겨진 니트 스웨터, 후드 티셔츠나 더플코트, 치노팬츠는 아이비리그의 청년들처럼 보이면서도, 어린시절 화창한 가을날의 운동회를 떠올리게 했다. 줄다리기를 하는 프린트와 끈이 연결된 더플코트의 디테일이나, 다양한 컬러와 폭의 스트라이프와 체크패턴을 중첩시켜 발랄함과 위트를 보여줬다.

정두영(VanHart di Albazar) - 이탈리안 스타일의 귀족적 모더나이즈
기독교 문화에 바탕을 둔 패션기업 신원이 기도문을 읽은 뒤 무대가 시작됐다. ‘오페라 갈라(The Opera Gala)’를 주제로 전개된 ‘반하트 디 알바자’의 패션쇼는 리노 이엘루치와 협업한 컬렉션 라인이 선보여졌으며, ‘반하트’의 정체성인 이탈리안 모던 클래식 정수를 표현했다.

정두영 디자이너는 클래식과 모던의 균형 있는 조화를 추구했고, 18세기 이탈리아 작곡가 지오반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시의 오페라에서 영감을 받은 귀족적인 룩들을 선보였다. 마차를 타고 극장에 가는 바로크 시대 백작을 연상시키는카리스마 넘치는 턱시도들이 가득했다. 또한 날렵하게 피트 되는 실루엣, 각진 어깨나 비대칭 칼라 등 디테일의 변형을 통해 클래식한 무드에 모던함을 더했다.

최범석(GENERAL IDEA) - 도시적 감성 스포츠 아웃도어·스트리트 캐주얼
‘제너럴아이디어’ 디자이너이자 스포츠브랜드 ‘헤드’의 CD로 이번 컬렉션을 준비한 최범석은 ‘게임이 끝난 후(After Games)’를 테마로 했다. 1968년 그레노블 올림픽 당시 게임이 끝난 후에 라커룸에서 유니폼을 갈아입는 선수들에게서 영감을 얻었으며, 경기장 밖에 캐주얼 하면서 클래식한 모습의 당찬 선수들의 모습을 표현했다.

동계 스포츠 장면들을 편집한 흑백 필름에 이어 기능성 스포츠웨어와 스트리트 캐주얼을 접목한 실용적인 의상들이 무대에 올랐다. 레깅스와 윈드 스토퍼에 매치한 패딩 점퍼와 캐주얼 자켓 등 다양한 아웃도어 룩들이 어반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하도록 스타일링 돼 무대에 올랐다. 블루와 카키, 그레이 컬러를 바탕으로 다양한 칼라블록과 다른 소재를 패치한 다운도 눈길을 끌었다.

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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