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배 뛴 폐수처리비용…연천 27개 염색공장 ‘휘청’
3배 뛴 폐수처리비용…연천 27개 염색공장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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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대전일반산업단지, 새 폐수처리시설 도입하며 비용 과다 책정
업계 “염색 단가 인상으로 오더 30% 줄어…공장 문 닫으라는 소리냐”
지난 2월 2일. 경기도 연천군에 위치한 청산대전일반산업단지(이하 청산단지)에 위치한 27개 업체 약 150명이 연천군청 앞에서 폐수처리비용 인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새로운 폐수처리장이 들어서고 나서부터 폐수처리비용이 이전에 비해 2~3배 가량 뛰어 터무니 없이 높다는 것이다. 청산단지는 1970년대 무허가 염색공장들이 하나 둘 들어서면서 단지를 조성했다. 환경오염 문제와 각종 민원으로 마찰을 빚어오던 연천군은 청산단지를 산업단지로 지정, 승인하고 양성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국비 427억 원을 들여 청산단지 내 폐수처리장을 설치하고 작년 11월부터 민간업체에서 위탁운영 방식으로 가동하고 있다. 청산대전염색협동조합 이상균 조합장은 ”처음엔 폐수처리시설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모두가 반겼다. 새로운 시설이 들어서면 폐수처리비용이 낮아질 거라 기대했기 때문이다”고 했다. 하지만 결과는 업체들 기대와는 달랐다. “기존 폐수처리시설은 많이 노후 됐고 폐수처리에 들어가는 약품도 많이 써야 했기 때문에 당시에도 다른 산업단지 대비 다소 높은 t당 1070원을 부담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새로운 폐수처리장이 들어서고 나서부터는 처리비용이 낮아지기는커녕 오히려 2~3배가 올랐으니 혹 떼려다 혹 붙인 꼴이 됐다”고 말했다. 염색공장들은 산업용수를 많이 쓰는 업종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폐수처리비는 염색업체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조합장은 “우리 업계는 통상 폐수처리비용으로 매출 대비 1.7~1.8%를 적정선으로 본다. 다른 산업단지의 폐수처리비용은 t당 750원~950원 선인데 비해 우리는 2~3000원대를 부과하고 있어 매출에서 폐수처리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터무니없이 높아졌다”고 했다. 그렇다면 다른 산업단지에 비해 유독 청산단지의 폐수처리비용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연천군청에 따르면 폐수처리비용 부담기준은 수질오염농도에 비례해서 부과한다고 밝혔다. 연천군청 관계자는 “다른 산업단지에 비해 폐수처리비용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다른 산업단지 대비 수질오염 기준치가 높게 설정됐기 때문에(한강유역환경청의 사전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라 설정) 이 기준에 맞춰 부과하다 보니 비교적 부담금이 많이 부과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 조합장은 “다른 산업단지와 비교해서 수질오염 기준치가 높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그 기준에 맞춰 일괄적으로 부과한다면 공장 문 닫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고 했다. 폐수처리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일감이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우려도 나왔다. “폐수처리비용이 높아지면 어쩔 수 없이 염색단가도 올려 받아야 한다. 안 그래도 일감이 없어 노는 공장이 많은데 누가 더 비싼 단가로 오더를 주겠느냐”고 했다. “폐수처리비용이 오른 이후 오더가 약 30% 줄었다. 폐수처리비용이 오르면 그만큼 단가를 올릴 것이라는 생각에 일감을 주는 업체들이 미리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다”고 했다. 경기불황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폐수처리비 인상 소문이 돌면서 단지 내 업체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었다. 이 조합장은 “27개 업체 중 이미 1군데는 문을 닫았고 2개 업체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준비 중이다. 이렇게 하나 둘 공장들이 다 빠져나가면 폐수처리장만 남아 뭘 할 수 있겠느냐”며 “폐수처리장을 위해 공장이 있는 것인지, 공장을 위해 폐수처리장이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연천군청 관계자는 “폐수처리비용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업체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않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업체들의 부담을 줄이고자 작년 11월, 12월, 올해 1월 부담금을 최장 12개월 분납이 가능하게 지원하고 있고 다른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대한 폐수처리비용을 낮출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앞으로도 조합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합의점을 찾아나갈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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