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W시즌을 앞둔 패션 업체들은 하나같이 비슷한 얘기를 했다. 업체들은 FW 물량을 이미 작년 수준으로 준비한 곳이 많은데 계속된 경기침체와 떨어진 소비심리로 여름 시즌 재고조차 다 팔지 못했다. 이럴 때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업체는 중소 상공인이다. 국내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상반기 어려움을 겪었던 동대문이나 남대문 중소 상인들은 메르스의 영향으로 또 한번 매출이 반 토막나면서 휘청하는 업체가 많다.
한 업체는 “홍콩에서 해외 비즈니스를 많이 하는데 메르스 때문에 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작년 3월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가 생기면서 동대문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볼거리, 먹거리, 살거리 등으로 외국 관광객이 늘었다. 옷이 기획 생산 판매되는 전 과정이 가장 빠른 장점이 관광객을 사로잡는 곳이다. 동대문패션타운 관광특구협의회에 따르면 외국인 방문객수만 연간 500만명이며 하루 평균 500억원의 매출이 일어난다. 동대문상권은 3만5000개의 점포수와 종사자만 약10만명이다. 1일 유동인구만 150만명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 패키지 여행을 취소한 외국 관광객은 13만5000여명에 이르고 이중 중국 관광객 취소가 10만여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이번 메르스의 영향으로 중국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동대문이나 명동 업체는 매출의 70% 이상이 줄어들어 큰 타격을 입었고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관광객이 줄어든 여파가 올 연말까지 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많은 업체들이 작년 세월호 때보다 더 심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토로했다. 우리나라도 중국에서 사스가 유행했을 때 한동안 외국 여행을 자제했다.최근 동대문 의류 쇼핑몰 ‘유어스’ 운영진이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입주 상인들에게 두달 간 임대료 30%를 감면하는 결정을 내린 훈훈한 얘기가 들려왔다. 민간 업체가 먼저 고통 분담을 나눈 만큼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도움이 절실하다. 일시적 세금 감면이나 카드 수수료를 낮추는 실질적 혜택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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