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판교점이 이래저래 시끄럽다. 한쪽에서는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시위 중이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지역 도심권 대규모 백화점으로 오픈하면서 식품매장을 강화했다. 4일 동안 181억원(19~23일)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 10여년 사이에 최대 매출이라 이슈가 됐다. 국내외 유명 음식점 앞에는 30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손님이 많다. 리빙, 식품, 명품순으로 많이 팔렸다. 식품관은 축구장 두 배 크기인 5000평 규모다. 떡볶이, 베이커리 등 분식부터 한식, 중식 등 다양해 주변 상권 중소상인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현대 음식 백화점으로 지칭돼 파문을 불러 일으킨다. 800여 점포주로 구성된 판교상가연합회는 영세소상공인을 다 죽이는 일이라며 생존권 위협을 중단하라는 시위를 벌였다. 판교역 1km 안 점포주인들이다. 판교상가연합회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5월까지 대규모 식음매장이 현대백화점에 입점하는지 모르고 있었다. 기존 백화점처럼 패션 위주의 브랜드로 채워질 것이라 생각했다.양정식 상인회장은 “주변 상인 점포는 매출의 30~50%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 대부분 대출을 끼고 들어온 생계형 상가들이라 2~6개월이 지나면 폐점을 할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지난 21일~23일까지 영화관 무료 입장, 커피 무료 제공 등으로 더 큰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상인회는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신청을 낸 상태다. 백화점이 인근 상권영향평가와 지역협력계획서를 성남시에 낼 때 중소영세자영업자들의 시장영역 보호 방안을 어떤 기준으로 만들었는지 의혹을 제기했다. 현재 성남시와 현대백화점은 실질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하는 상태다. 상인회는 현대측이 계속 무시할 경우 강도를 높여 상여 포퍼먼스까지 할 예정이다.
대기업 인프라를 앞세워 동네 상권까지 위협하고 있는 유통사들 할거에 중소상인들은 골리앗 앞의 다윗처럼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내세우며 면피용 생색내기 활동만 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 소통 자세를 보여야 할 때다. 대형 유통사들이 백화점과 아울렛몰을 출점시킬 때 지역 중소상인들의 피해를 계속 외면한다면 대형마트 휴무제 처럼 백화점 휴무제가 시행될지도 모를 일이다.
저작권자 © 한국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