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섬유패션강국의 ‘국격’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한섬칼럼] 섬유패션강국의 ‘국격’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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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과 신뢰는 하루아침에 얻어지지 않는다. 패션계에서 명성과 신뢰는 곧 ‘브랜드네임 밸류’를 의미한다. 패션이든 국가나 도시이든 브랜드화가 속속 진행되고 있으며 이것은 그 어떤 경제적인 효과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부가가치를 지닌다.

프랑스 하면 명품브랜드와 예술, 문화의 선진국이란 이미지가 떠 오른다. 부인할 수 없게 각인돼 있는 것이다. 파리 프레미에르 비죵과 숄레지방의 리세 드 라모드 학교를 취재하면서 본 기자는 ‘프랑스’의 국격과 브랜드 밸류는 변화에 발맞춘 끊임없는 투자와 창의적 사고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프레미에르 비죵 파리는 원사, 원단, 부자재와 액세서리, 봉제와 프로모션, 가죽, 진즈웨어, 가공 등 패션에 필요한 A부터Z까지를 아우르는 토탈전시회로 자리매김했다. 세계적으로 크고 작은 전시회들이 산재해 있는 가운데 불황과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명성이 퇴색하거나 문을 닫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프레미에르 비죵 파리는 매년 점진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시즌 부터는 그동안 원단을 전문으로 주변의 유관전시와 연계하던 시스템에서 탈피해 위에서 언급한 데로 토탈전시회로 총체적 변신을 단행하고 파이를 크게 확대한 것이다. 유관전시회들을 사들여 통합하고 유기적인 시너지를 창출하기에 이르렀다.국제 전시담당 임원은 “세계적인 불황이라고 하지만 프레미에르 비죵은 매년 약진해 왔고 그 실적 또한 나쁘지 않다”라고 표현했다. 또한 세계 각국으로 전시회를 이전해가며 진행하고 있으며 그 또한 당장의 실적보다는 향후 진정한 글로벌화를 위한 포석임을 언급했다.이 전시회에 참가한 전시업체들의 만족도 역시 상당히 높다. 더구나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만 참가할 수 있기때문에 자부심과 함께 매시즌 고품질의 제품을 제안해야 하는 부담감조차도 즐기고 있는 듯했다. 전시 그 자체에 의의를 두고 국내 잔치로 끝나는 많은 전시회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첫 날부터 전시부스는 실질 상담으로 바빴다.

프랑스 ‘예술과 명품’ 이미지 각인
전통기반 새로운 창의적 사고 중시
지속 투자로 브랜드 밸류와 세련미 추구
프레미에르비죵 파리, 불황속 거침없는 질주
아트와 문화, 완성도 높은 패션으로 실현


전시 참가업체는 프레미에르 비죵은 심사도 까다롭지만 각 사별 특화제품의 설명 등에 대한 과제제출 역시 많은 편이라고 한다. 매년 찾아 온 바이어들에게 전시업체들의 정보를 정확한 타겟팅으로 제공하기 위한 자료인 것이다. 바이어들은 그 수 많은 전시부스 가운데 사전에 제공받은 정보로 자사와 컨셉이 맞는 제품의 부스를 찾아가 바로 상담할 수 있으며 전시업체역시 그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프랑스 숄레 지방에 있는 리세 드 라모드는 명품브랜드에 소속되는 기능장인을 배출하는 학교이다. 이 학교출신들이 샤넬과 루이뷔통 등 명품브랜드에서 근무하고 있다. 또한 유명브랜드에서 근무하고 있는 기능인들의 위탁교육도 이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다.

숄레지방은 한국의 대구와 마찬가지로 유서깊은 섬유도시이다. 갈수로 퇴색되어 가는 도시 이미지를 살리고 재도약하기 위해 지역민들과 산업종사자들의 염원으로 지어졌고 지금은 국립기술전문 학교로 입학이 하늘에 별따기 만큼 어렵다. 구두와 핸드백, 패션디자인 등은 소규모 클라스로 2명의 교수가 함께 수업을 한다. 미술을 가르치는 아트계 교수와 기능을 가르치는 실무 담당 교수가 팀을 이뤘다.

수업 역시 앞줄에는 스케치나 영감을 얻어 밑 그림을 그리는 책상이 있고 바로 뒤에 실습하고 작품을 만드는 각종 기계와 도구들로 세팅이 돼 있다. 학생들의 예술적 영감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을 아트과정 교수가 지도하고 실제로 디자인을 하고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기능 실무담당 교수가 실현해 준다. 이 두 교수가 한교실에서 호흡을 맞춰 예술적 감각과 상업적 촉을 가진 학생들을 양성하고 있다. 원단및 부자재, 디지털프린팅 등 각 과목별 담당 교수들은 현업에서의 전문가들이 함께 연구하고 제품화하는 과정을 돕는다.이런 이유로 디자인을 전공하기 위해 대학을 가는 것보다 진정한 기능인이 되기위해 리세 드 라모드를 찾는 학생, 혹은 7시간 이상을 차로달려 실무를 배우러 오는 유명브랜드 관계자들이 찾는 명품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프랑스의 명품이미지는 전통을 기반으로 예술적 감각을 상품화하되 새로운 것을 접목, 완성도를 중요시하는 창의적 사고와 지속 투자에서 날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브랜드밸류와 국격역시 섬유패션강국으로 각인되기위해 어떤 노력을 경주해야 할 지 다시금 각성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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